국내 건설사가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분야 등에서 잇달아 해외 일감을 따내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수주액은 400억달러 이상으로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카타르 국영 기업인 카타르에너지LNG가 발주한 ‘탄소 압축·이송 설비 건설공사’에 대한 낙찰통지서를 받았다고 3일 밝혔다. 삼성물산이 단독 수행하는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로, 공사비는 1조9100억원 규모다.
카타르 수도 도하 북쪽 80㎞에 있는 라스라판 산업단지 액화천연가스(LNG) 액화플랜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압축하고 이송하는 시설을 2030년까지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곳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연간 410만t이다. 이를 압축하고 수분을 제거해 20㎞ 길이의 땅속 배관을 통해 폐가스전의 지하 공간으로 옮겨 영구 격리한다.
이산화탄소 압축뿐 아니라 옮기는 과정에서도 적정 압력과 온도를 유지해야 해 높은 기술이 필요하다. 삼성물산은 원활한 사업 수행을 위해 기존 카타르 LNG 프로젝트 경험 인력을 활용하고 검증된 현지 업체와 협업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카타르에서 2021년 LNG 터미널(1조8500억원), 2022년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8000억원), 지난해 담수복합발전(3조9709억원), 올 9월 태양광 전 프로젝트(1조4600억원) 등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하며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현대건설이 국내 최초로 미국 대형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약을 따냈다. 미국 에너지 기업 페르미아메리카가 텍사스주에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전(SMR) 가스복합화력, 태양광 등으로 구성된 발전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대형 원전 4기의 기본설계(FEED) 용역 계약을 맺었다. 부지 배치 계획, 냉각 방식 검토, 예산 및 공정 산출 등을 수행한다. 내년 상반기 EPC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최근 6800억원 규모 미국 저탄소 암모니아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연간 50만t의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167만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능력을 갖춘 친환경 암모니아 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국내 업체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413억달러(약 59조원)로 작년 연간 수주액(371억달러)을 넘었다. 2015년 461억원 후 최대다. 6월 한국수력원자력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187억달러) 등 발전 분야 수주가 늘어난 데 도움받았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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