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 "현대차는 큰 물, 우린 작은 물에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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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 KG그룹 회장(사진)이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2022년 6월 자동차업계에선 불안한 시선이 많았다. 당시 쌍용차는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손실만 86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KG모빌리티(KGM)로 다시 태어나면KGM은 지난해 2년 연속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고, 수출 물량은 지난해 6만2378대로 인수 직전인 2021년(2만8133대)보다 갑절 이상 많아졌다.

곽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세곡동 KGM 익스피리언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배경에 대해 “덩치가 작은 회사들은 작은 데 가서 노는 게 실속”이라며 “재작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만나 ‘현대차·기아는 큰물에서 많은 물고기를 잡고, 우리는 작은 물에서 다양한 물고기를 잡겠다’고 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시장에서 1만 대를 팔기보다 여러 시장에서 1000대씩 팔아 1만 대를 만드는 것이 우리 목표”라며 “피지, 폴리네시아, 말리 등에서는 KGM이 훌륭한 차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KGM 수출 차량(6만2378대)의 17.8%(1만1121대)는 튀르키예에서 판매됐다. 이어 헝가리(17.4%) 스페인(9.1%) 등의 순으로 한 국가의 판매량이 1만 대를 넘지 않았다.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해 곽 회장이 “당장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이유기도 하다.

이 같은 ‘저인망식 수출’은 현지 딜러와의 관계 강화가 중요하다고 곽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여러 브랜드 차를 파는 해외 딜러 입장에서 KGM은 ‘원 오브 뎀’(여럿 중 하나)”이라며 “직접 딜러들을 만나 우리 차를 전시장에 놔달라고 설득하는 게 중요 업무”라고 했다. 곽 회장이 지난해 튀르키예 독일 호주 등을 찾아 현지 딜러와 간담회를 하고, 이날 11개국 딜러 20여 명을 한국에 초청한 이유다. 그는 시장 전망과 관련해 “앞으로 자동차 시장은 혼자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대차그룹과 GM의 협력처럼 KGM도 그렇게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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