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16 美 사고도 조종사 실수였다… 활주로 오인해 유도로서 이륙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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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폭-총 낙하 이어 또 과실 사고
“기강해이 도 넘어 책임 물어야”

공군은 11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다국적 연합 공중전투훈련 ‘레드플래그 알래스카’에 참여했던 공군 KF-16 전투기가 훈련 도중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파손된 KF-16 기체가 미 아일슨 공군기지 활주로 옆 풀밭에 있는 모습. 사진 출처 X

공군은 11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다국적 연합 공중전투훈련 ‘레드플래그 알래스카’에 참여했던 공군 KF-16 전투기가 훈련 도중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파손된 KF-16 기체가 미 아일슨 공군기지 활주로 옆 풀밭에 있는 모습. 사진 출처 X
11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발생한 공군 KF-16 전투기의 비상탈출 사고는 유도로를 활주로로 착각한 조종사의 실수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3월 KF-16의 민간 오폭과 4월 KA-1 공중통제공격기의 기관총 낙하 사고에 이어 또다시 조종사 과실로 해외 연합훈련에서 사고가 벌어진 것. 공군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과 함께 공군 지휘부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공군에 따르면 ‘래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 중인 KF-16 전투기 3대는 11일 오전 9시 2분경 공중전 훈련을 위해 알래스카 아일슨 기지에서 이륙할 계획이었지만 3대 모두 활주로가 아닌 유도로로 잘못 진입했다. 유도로는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할 때 이용하는 도로다. 이에 미 공군 관제탑은 1번기(조종사 1명)가 유도로에서 이륙하는 것을 보고, 2번기(조종사 2명)에게 이륙 취소를 지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유도로를 내달리던 2번기 조종사들은 정지 거리가 부족해 전투기를 제대로 정지시키지 못하자 비상 탈출했고, 기체는 유도로 끝단을 지나쳐 풀밭에서 멈췄다. 이 과정에서 기체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기수 등이 상당 부분 파손됐다. 공군은 조종사들이 기체에 불이 났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비상 탈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3번기(조종사 1명)는 사고 직후 현지 지상요원의 통제 아래 주기장으로 복귀했다. 공군 관계자는 “1번기가 유도로를 활주로로 착각하고 진입하자 2, 3번기도 그대로 뒤따른 것”이라며 “조종사 4명 모두 활주로가 아닌 유도로 진입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들 조종사는 모두 ‘래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처음 참여했고, 사고 당시 아일슨 기지에서 첫 이륙을 준비 중이었다고 한다.

일각에선 낯선 훈련 환경과 기지 여건, 미측 관제요원과의 의사소통 문제 등으로 조종사들이 순간적으로 실수를 저질렀을 개연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해외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조종사들은 수개월 전부터 기지의 특성과 이착륙 절차 등을 꼼꼼히 파악하고, 시뮬레이션 장비 훈련까지 반복하는 만큼 납득하기 힘든 과실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월 부상자 66명을 낸 KF-16 전투기의 민간 오폭 사고는 조종사들의 부주의로 좌표를 잘못 입력해 발생했다. 4월 KA-1의 기관총 낙하 사고도 조종사가 히터 풍량을 조절하다가 버튼을 잘못 눌러 빚어진 인재(人災)로 드러난 바 있다. 이후 두 달여 만에 또다시 조종사 실수로 수백억 원짜리 전투기의 파손 사고가 재발한 것은 공군의 지휘부에서 일선 부대까지 무사안일주의가 만연한 때문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공군은 “사고 원인이 기계적 결함이 아닌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사고기와 사고기 조종사를 제외한 나머지 부대원들은 래드플래그 훈련에 계속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고로 중단됐던 KF-16 계열 전투기 비행도 13일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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