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매각 시동…한투·태광, 유력 후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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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을 공식화했다. 2014년 이후 7번째 매각 시도다. 시장에서는 한국투자금융지주, 태광그룹 등을 유력한 인수 후보로 보고 있다. 산은이 수천억원의 사전 자본확충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연내 매각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24일 공개 경쟁입찰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매각은 산은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전량을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넘기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의 가장 큰 특징으로 ‘유연한 거래 구조’를 꼽는다. 산은은 원칙적으로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하되, 인수자가 원할 경우 사전 자본확충도 검토하는 길을 열어뒀다. 지난해 말 5000억원 규모 증자를 통해 KDB생명의 자본건전성을 끌어올렸지만, 잠재 투자자가 추가 자본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이를 협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산은이 이처럼 조건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은 과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판단에서다. 산은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하며 대주주가 됐다. 이후 여섯 차례나 매각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매각이 실패할수록 회사의 시장 매력은 더 떨어지고, 경영 정상화도 지연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복수의 잠재 투자자가 참여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소한 경쟁 입찰 구도는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산은 안팎의 판단이다.

KDB생명을 계속 안고 가는 것이 국책은행의 역할과 맞지 않는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KDB생명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한 산은은 향후 자본확충 부담과 손실 위험에서 자유롭기 어려워서다. 이는 곧 산업 구조조정과 기업 지원 등 정책금융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여력을 잠식하는 요인이 된다. 산은 내부에서는 이번 매각이 생명보험업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인수 후보별 셈법은 엇갈린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그동안 보험 포트폴리오 확대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KDB생명을 품을 경우 증권·자산운용 중심 금융그룹에서 보험업까지 아우르는 종합금융 체제를 강화할 수 있다. 태광그룹 역시 흥국생명을 보유한 만큼 추가 보험사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와 사업 확장을 노려볼 수 있다. 산은 관계자는 “거래 성사 가능성을 극대화해 성공적인 매각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래 자본확충 위험을 해소하고 정책금융 역량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조미현/서형교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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