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금융그룹 KB금융지주의 계열사 KB자산운용의 운용자산(AUM) 규모가 200조원을 돌파했다. 연금 사업을 핵심 성장 축으로 삼고 타깃데이트펀드(TDF), 상장지수펀드(ETF), 자산배분형 상품 등 다양한 라인업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인 결과다.
◇ AUM 200조 넘어서
KB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AUM이 200조원을 넘어섰다. 2021년 초 100조원을 넘어선 지 5년 만이다. 특히 KB자산운용이 핵심 승부처로 삼은 곳은 연금이다. KB자산운용은 공모 퇴직연금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업계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시장 상황과 투자자별 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TDF와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자산배분형 펀드 등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갖추는 데 주력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장기 투자와 안정적인 자산 관리를 원하는 수요가 늘어나 연금 부문 성장세도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했다.
연금 투자 영역에서 ETF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KB자산운용의 특징이다. KB자산운용은 2024년 7월 ETF 브랜드를 ‘RISE ETF’로 리뉴얼한 이후 상품 체계와 투자 전략을 전면 재정비했다. 대표지수형 ETF는 낮은 보수로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혼합형·액티브 ETF 등 전략형 상품은 차별화된 구조와 투자 아이디어를 앞세우는 ‘투트랙 전략’이다. 그 결과 RISE ETF는 올해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순자산 33조원을 돌파했다. 연초 대비 50% 넘게 증가했다. 시장 변화에 대응한 전략형 상품들이 자금 유입을 이끌었다고 회사 측은 평가했다.
지난 2월 국내 최초로 출시한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가 대표적이다. 반도체 대표 기업과 우량 채권을 결합해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구조다. 최근 순자산 2조원을 돌파하며 올해 신규 상장 ETF 가운데 가장 빠르게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 1월 출시한 ‘RISE 코리아전략산업액티브 ETF’도 인공지능(AI), 반도체, 방산, 바이오 등 국내 핵심 산업에 투자하는 멀티테마 액티브 ETF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운용하는 전략을 통해 3개월 수익률이 약 50%(지난 12일 기준)에 이른다.
◇ ‘생산적 금융’ 드라이브
KB자산운용은 최근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에도 힘을 싣고 있다. 인프라와 에너지, 디지털 자산 등 국가 경제 기반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실물경제 성장을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가 핵심이다. 그룹 공동 프로젝트인 ‘KB 국민성장 인프라 제1호 펀드’를 결성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집단에너지사업과 디지털 인프라, 신재생에너지, 사회간접자본(SOC) 등 생산적 금융 분야 투자를 확대한 게 대표적이다.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등 AI·반도체 등 첨단 전략 산업 중심의 투자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과거 뉴딜 공모펀드 운용 경험과 인프라 투자 역량을 바탕으로 일반 투자자 자금을 국가 핵심 산업 성장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체투자 부문에서도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기업투자 등 전 영역에서 축적한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인프라 및 리츠 자산을 연금 포트폴리오에 접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뛰어난 딜소싱 역량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 체계가 뒷받침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우량 투자처를 신속하게 발굴하는 동시에 운용 과정의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국내외 인프라·부동산·기업 투자 간 균형을 유지하며 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문 인력 보강에도 힘쓰고 있다. 운용사뿐 아니라 은행, 보험, 산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 인력을 영입해 국내외 네트워크를 축적한 게 핵심 경쟁력이란 설명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앞으로도 ETF와 퇴직연금, 대체투자를 핵심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생산적 금융 확대를 통해 투자자 수익과 실물경제 성장을 함께 이끄는 자산운용사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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