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닷컴 "배송기사 70만명 결국 로봇이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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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JD닷컴이 보유한 배송 기사 70만명의 일자리가 결국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로봇과 인공지능(AI) 도입을 빠르게 확대하는 가운데 플랫폼 노동자와 청년층 고용시장에 미칠 영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JD닷컴 창업자이자 회장인 리처드 류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포럼에서 “미래에는 로봇이 택배를 배송하게 될 것이며 언젠가는 배송 기사가 사실상 필요하지 않은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택배는 로봇이 배송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70만명의 형제가 일자리와 생계를 잃는 상황은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JD닷컴은 이에 대비해 배송 인력을 새로운 직무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류 회장은 회사가 약 120개 학교와 협약을 맺고 배송 기사들을 대상으로 로봇 수리와 유지·보수 업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로봇 역시 기계인 만큼 언젠가는 고장이 발생하기 때문에 관련 정비 인력이 지속해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회장은 로봇 배송이 언제 대중화될지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에서는 이미 다양한 실증 사업이 진행 중이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선전 공항에서는 탑승구까지 음식을 운반하는 배송 로봇이 운영되고 있으며, 일부 로봇은 선전의 도시철도를 이용해 편의점 물품을 보충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번 발언은 중국 정책 당국이 자동화에 따른 고용 충격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중국 신형고용형태연구센터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플랫폼 노동자 규모는 약 3억2천만명으로 5년 전 2억명에서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공장 노동자, 배달 기사, 차량호출 서비스 운전자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중국 도시 고용의 약 40%를 차지한다.

로봇이 블루칼라 일자리를 대체하고 AI가 화이트칼라 업무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고용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4월 청년 실업률은 16.3%를 기록했다. 자동화 확대가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노동시장에는 새로운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류 회장은 기술의 역할이 인간의 노동권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고 일을 더 흥미롭게 만드는 데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 발전이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로봇 산업 육성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공식 승인된 차기 5개년 계획에서도 로봇공학은 핵심 육성 분야로 포함됐다. 국제로봇연맹(IFR)은 중국이 현대 산업체계의 중심에 로봇을 배치하고 있으며 AI 연구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 당국은 플랫폼 노동자 보호 의지도 함께 강조하고 있다. 왕샤오핑 인력자원사회보장부 장관은 지난 3월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사회보험 적용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AI 트레이너와 드론 조종사 등 새롭게 등장하는 직업군도 주목하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중국 정부가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를 더욱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중국이 이달 찬성표를 던진 국제노동기구(ILO)의 ‘플랫폼 경제의 양질의 일자리’ 협약을 언급하며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명하고 조직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JD닷컴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가운데 하나로 알리바바와 메이퇀 등과 경쟁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시장에서는 조이바이(Joybuy)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4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뒤 현재 홍콩에도 상장돼 있다. 최근에는 독일 전자제품 유통업체 세코노미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유럽연합(EU)의 외국 보조금 조사 대상에 오르며 해외 사업 확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입니다.
이전에 테크 분야를 9년 동안 취재했습니다.
경제부처에선 5년 동안 기사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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