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이 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프전 3차전 홈경기에서 도로공사를 꺾고 우승을 확정되자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이 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로공사와 V리그 여자부 챔프전 3차전 홈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한 뒤 눈물을 쏟고 있다. 뉴시스
[장충=스포츠동아 남장현 기자] 4세트 매치포인트 상황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권민지(25)의 퀵오픈 공격이 성공되고 통산 4번째 챔피언 결정전(5전 3선승제) 우승이 확정되자 GS칼텍스 이영택 감독(49)이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았다.
GS칼텍스는 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챔프전 3차전 홈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3연승 무패로 정상에 올랐다. 기적의 레이스였다. 정규리그 4라운드까지만 해도 5위에 머물던 팀은 5, 6라운드를 모두 4승2패로 장식해 ‘봄배구’에 진입했고, 챔프전 트로피로 마침표를 찍었다.
1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대단한 성과다. 차상현 전 감독이 2023~2024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 뒤 지난 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성적이 아닌 육성과 리빌딩에 초점을 맞춰야 했다. 강소휘(한국도로공사)가 떠나고 한수지, 정대영이 은퇴한 결과다. 구단도 ‘과도기’로 보는 분위기였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추락의 속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경험 부족한 선수들 사이에서 외국인 주포 지젤 실바만으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뚜렷했다. 부임 첫해 이 감독은 팀 역대 최다 14연패 수렁에 빠지는 등 시즌 내내 최하위권을 멤돌았다. “그렇게 많이 져본 건 처음이다. 머릿속 지우개로 싹 없애고 싶은 시간이었다”고 토로할만큼 상황이 심각했다.
가끔 소주 한잔을 했고, 홀로 걸어봤지만 쌓인 스트레스는 풀리지 않았다. 고민을 거듭하다 시즌을 마친 뒤 그는 사퇴의 뜻을 구단에 전하기도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GS칼텍스는 ‘동행’을 원했다. 바뀔 수 있다고 믿었고, 조금씩 성과가 있다고 여겼다.
이 감독은 치열한 비시즌을 보냈다. 대부분의 선수들을 붙잡으며 혼란을 최소화했고 트레이닝 파트에 변화를 줬다. 타이트한 일정과 긴 시즌을 버텨내려면 체력은 필수였다. 체계적인 컨디션 관리를 위해 트레이너들을 보강했다. GS칼텍스가 처절한 정규리그 막바지를 보낸 뒤 빡빡한 포스트시즌(PS)서도 수준 높은 에너지 레벨을 뽐낼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렇다고 목표가 아주 높았던 것은 아니다. 정규리그 20승, 승점 60점 이상, 3위 정도면 만족할 수 있다고 봤다. GS칼텍스는 19승17패, 승점 57로 첫 목표에 근접했고, 멈춤 없이 전진해 반전의 드라마를 썼다.
이 감독은 “꿈꿔온 순간,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다. 지난 시즌 난 형편없는 감독이었다. 선수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아파도 참고 뛴 실바를 비롯한 모두가 헌신했다. 만약 PS서 한 번이라도 졌다면 상황은 어떻게 바뀌었을 지 모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장충|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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