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2800조인데 시총은 6100조…"韓증시, 프리미엄 구간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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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6600을 돌파한 27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김범준 기자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6600을 돌파한 27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김범준 기자

코스피지수가 경이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중동전쟁 심화 우려가 완화돼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다.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57% 가까이 급등한 데는 기업들의 탄탄한 실적과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선 코스피지수 6600대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고평가 상태가 아니라는 진단이 나온다. 호황세를 보이는 인공지능(AI)산업의 온기가 반도체를 비롯해 원전과 전력기기 등 인프라 업종으로 확산하며 지수 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버핏지수 200% 돌파한 韓 증시

GDP 2800조인데 시총은 6100조…"韓증시, 프리미엄 구간 진입했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27일까지 56.97% 급등했다. 지난해 75.6% 폭등한 속도를 넘어 주요국 증시 가운데 압도적인 수익률이다. 국내 증시(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시장) 합산 시가총액은 이날 6104조6944억원으로 집계됐다. ‘꿈의 지수’인 5000 돌파 당시 4629조4684억원에서 31.87%(1475조2260억원) 증가했다. 코스닥시장도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이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증시 시가총액을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버핏지수’는 역사상 처음 200%를 넘어섰다. 일본(186.53%)과 중국(71.08%)을 추월했고 세계 선진시장으로 꼽히는 미국(227.95%)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센터장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3월 하락했던 지수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라며 “전쟁만 아니었다면 7000을 넘었을 것이란 심리가 지수를 강하게 밀어 올리는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에서는 오랜 기간 부진했던 인텔이 1분기 ‘깜짝 실적’을 공개하며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가 재점화됐다. AI 산업에 핵심적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신흥국 시장에 몰려 있어 아시아 증시에도 전반적으로 온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1.38% 오른 60,537에 마감해 사상 처음 60,000을 뚫었다. 지난해 10월 27일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10,000포인트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신흥국 증시가 AI 붐에 따른 성장세와 중동전쟁 긴장 완화 기대를 타고 역사적 고점 기록을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제룡산업(29.94%), 세명전기(17.35%), 일진전기(13.89%), LS일렉트릭(12.8%) 등이 강세를 보였다. 이부진 사장의 주식 매수 소식에 호텔신라(5.78%)도 뛰었다.

코스피지수 신기록 행진에 SK증권(29.89%)과 상상인증권(13.48%) 등도 상승폭을 확대했다. AI와의 시너지가 큰 앤로보틱스(29.89%), 로보티즈(18.97%), 레인보우로보틱스(9.31%) 등 로봇주도 상승 랠리에 동참했다.

◇“하반기 속도 조절 가능성”

증시를 둘러싼 투자심리는 뜨거워졌다. 유례없는 규모로 시중 자금이 증시로 옮겨가며 역사적인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5조463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자금이다. ‘빚투’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로 증시 투자 심리를 대변한다.

코스피지수가 상반기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하반기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신중론’도 나온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와 그에 따른 금리 인상 기조 회귀 가능성이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전쟁 기간 소외된 미국 시장이 다시 주목받으며 국내 지수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최만수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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