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P' 공동창업자 도리스 피셔, 94세로 별세

2 weeks ago 9

GAP 공동창업자인 도리스 피셔/ GAP 홈페이지

GAP 공동창업자인 도리스 피셔/ GAP 홈페이지

의류 브랜드 '갭'의 공동창업자인 도리스 피셔 여사가 별세했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피셔는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사망했다. 향년 94세. 리처드 딕슨 갭 최고경영자(CEO)는 사내 메시지 통해 "여성 기업가가 드물던 시기의 선구적 창업자"라며 "패션과 유통, 자선활동, 샌프란시스코 미술계 전반에 흔적을 남긴 인물"이라고 발표했다. 남편인 돈 피셔가 수십 년간 갭의 CEO를 맡는 동안 도리스는 상품 전략과 브랜드 감각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갭에서 2009년까지 이사회에 몸담은 뒤 종신 명예이사로 남았다.

갭의 역사는 도리스 피셔가 남편 돈 피셔와 함께 저축한 6만3000달러를 모아 1969년 샌프란시스코에 첫 매장을 연 것에서 시작한다. 당시 이 매장은 리바이스 청바지와 음반, 카세트테이프 등을 팔았다. 처음 새 회사의 이름을 제안한 것도 도리스였다. 그는 후보 가운데 하나였던 ‘팬츠 앤드 디스크(Pants and Discs)’ 대신 ‘더 갭(The Gap)’을 택했다.

이후 갭은 올드네이비, 바나나리퍼블릭, 애슬레타 등 브랜드를 거느린 패션기업으로 성장했고, 1976년 상장했다. 1990년대에는 갭의 캐주얼 룩은 하나의 패션 상징이 됐다. 1992년 보그 100주년 표지에는 슈퍼모델들이 갭의 흰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갭은 2018년 기준 연 매출 165억달러 이상, 직영·가맹점 3600곳 이상, 직원 약 13만5000명을 기록했다.

도리스는 1931년 8월 23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동부 대학 진학을 원했지만 그는 여학생 사교클럽이 없는 점 등을 이유로 스탠퍼드를 택했다. 도리스와 돈은 1953년 7월 26일 캘리포니아주 애서턴의 별장에서 결혼했고, 첫 매장이 문을 열 무렵에는 로버트, 윌리엄, 존 세 아들을 두고 있었다. 세 아들은 훗날 모두 회사의 경영진이나 이사로 참여했다.

WSJ은 "남편 돈 피셔의 뒤에 가려졌던 그의 역할이 다시 조명되면서 갭의 브랜드 정체성과 미국 캐주얼 패션 성장사의 출발점도 함께 재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