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동아국제금융포럼]
라이트하이저-유명희 대담
“단순히 싼 TV 사게 하는 것 아니라… 美중산층이 직업 가질 수 있게 해야
방위에 대한 몫 나눠야 좋은 동맹… 韓-美, 전략적으로 함께 中 경계를”
“그 말은 나에게 ‘한국은 대미 무역 흑자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란 질문으로 들린다.”(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
2018년 한미 FTA 재협상 파트너였던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와 유 교수는 29일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다시 만나 치열한 대담을 벌였다. 대담의 좌장으로 나선 유 교수는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에게 한미 FTA에 따라 양국은 무관세를 약속한 바 있는데 현재 미국은 10%의 기본 관세와 25%의 부문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전하며 관세를 줄이거나 없애기 위해 한국 정부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무관세 정책은 강력한 산업정책을 가진 나라(한국)가 더 부유해지고, 그 나라의 초과 생산은 다른 나라(미국)가 흡수해 피해가 일어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한국은 무역흑자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는 말로 들린다”며 “우리도 중산층에 대한 의무가 있다. 단순히 저렴한 TV를 사게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직업을 가지고 공동체와 가족을 돌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제조업을 되살려 노동자 계층이 가족을 일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300여 명의 청중은 QR코드를 통해 다양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관세정책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관세정책에 따라 무역적자를 본다고 해서 동맹의 가치가 깨지진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우리는 좋은 동맹이라면 방위에 대한 자신의 몫을 내라는 것”이라고 답했다.그는 중국과의 탈동조화 전략이 공급망에 대한 비용 상승과 혁신을 둔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중국에 대한 실존적 위협을 모르는 사람들의 질문”이라고 일축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중국 공급망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며 “하지만 중국의 정책 목표는 결국 독립적인 기술을 갖추는 것이어서 한국에 공급 라인을 두며 한국에 부를 이전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 대해 결국 (무역 흑자를) 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한국 청중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한국과 미국은 전략적으로 중국에 대해 같은 자리에 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이기든 근본적으로 미국과 한국이 바라보는 방향은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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