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5일 유로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연 2.25%인 기준금리를 연 2%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금리 인하로 ECB 기준금리는 ECB가 추정하는 중립금리(연 1.75~2.25%) 구간의 중심부에 진입했다. 중립금리는 경기 부양이나 억제 효과가 없는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ECB와 미국 중앙은행(Fed·연 4.25~4.5%) 간 기준금리 격차는 2.25~2.5%포인트로 벌어졌다. ECB는 지난해 6월 이후 8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누적 2%포인트 인하했다.
시장에서는 ECB가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고,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면 올해 하반기 한 차례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CB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비오 파네타 ECB 정책위원은 최근 “디스인플레이션은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향후 통화정책 운용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9일부터 유럽산 제품에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EU는 이에 대한 보복 조치를 준비 중이다. ECB는 이날 성명에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데이터에 기반한 접근 방식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전망과 관련해 ECB는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기업 투자와 수출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중기적으로는 국방과 인프라 분야에서 증가하는 정부 투자가 성장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