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한테 다 털어놨는데”…구독료 아끼려다 개인정보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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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페리(17세)가 2025년 7월 15일 화요일 아칸소주 러셀빌의 한 커피숍에서 자신의 챗GPT 대화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AP/뉴시스

브루스 페리(17세)가 2025년 7월 15일 화요일 아칸소주 러셀빌의 한 커피숍에서 자신의 챗GPT 대화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AP/뉴시스
인공지능(AI)에게 회사 업무, 복약 지도, 심지어 연애 상담까지 맡기는 시대.

생성형 AI의 ‘계정 공유’ 기능을 잘못 사용하다 치명적인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생성형 AI를 ‘제2의 뇌’처럼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기존 개인정보 유출과는 차원이 다른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2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챗GPT·클로드 등 생성형 AI를 타인과 공유하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 “변비 기록까지 고스란히…”

현재 생성형 AI 제공업체들은 일 사용량을 넘기면 이후는 유료 구독하도록 하고 있다. 가격은 모델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20달러(약 3만700원) 수준이다. 앤스로픽 클로드 ‘MAX 20x(20배) 플랜’의 월 구독 가격은 200달러(약 30만7000원)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사용자들이 계정을 나눠 쓰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생성형 AI를 기존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등의 여타 구독형 서비스와 동일하게 이용하며 문제가 커지고 있다.

생성형 AI는 이용자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답변을 제공한다. 이용자의 학업, 직장, 신체, 취미, 관심사 등 다양한 정보를 입력할수록 더 알맞은 답변을 제공한다. 문제는 타인이 계정에 접근할 경우 민감한 개인정보가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크론병(만성 염증성 장질환)을 앓는 코너 이프레인(22)은 챗GPT에 자신의 증상을 꾸준히 기록해왔다. 이후 그는 학업을 위해 친구와 계정을 공유했다가 뒤늦게 문제를 깨달았다. 로그인만 할 수 있으면 자신의 변비 기록까지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이다.

데이터가 섞이는 것도 문제다. 서던캘리포니아대를 갓 졸업한 자비에르 위스니에프스키는 챗GPT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가 낭패를 봤다. 계정을 공유하는 친구들의 경력과 학력이 뒤섞여 나온 것이다.

● “옷장 속까지 누군가에게 열어 보이는 것”

현재 생성형 AI 제공 업체들은 로그인 정보를 타인과 나눠 쓰는 것을 정책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오픈AI 제품을 사용하고 싶다면 본인 계정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AI를 ‘제2의 뇌’처럼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비영리 단체 사이트라인 시큐리티의 최고경영자 켈리 미사타는 AI 계정 공유를 “내 집 옷장 속까지 누군가에게 열어 보이는 것”에 비유했다.

또 보안 기술자 대니얼 미슬러는 AI 챗봇이 기억과 취향, 민감한 정보를 모두 알고 있다며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도, 상대방의 뇌를 내 뇌 옆에 말 그대로 연결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WSJ에 전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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