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세계적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고전 희곡 ‘햄릿’의 스토리가 록 콘서트장처럼 화려하게 꾸며진 무대에서 색다르게 펼쳐진다. 로커가 된 햄릿의 콘서트를 지켜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초연의 막을 올린 신작 뮤지컬 ‘보이스 오브 햄릿 : 더 콘서트’(보이스 오브 햄릿)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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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보이스 오브 햄릿 : 더 콘서트’ 공연의 한 장면(사진=이모셔널씨어터) |
‘햄릿’은 12세기 덴마크 왕가를 배경으로 선왕인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해 왕위에 오른 숙부를 향한 복수심과 도덕적 신념 사이에서 고뇌하는 햄릿 왕자의 여정을 다루는 작품이다. 이를 1인극 뮤지컬로 재해석한 ‘보이스 오브 햄릿’은 햄릿 역으로 분한 배우가 홀로 노래와 연기로 관객들에게 자신의 사연을 들려준다.
약 80분 동안 강렬한 분위기의 록 장르 넘버 20곡을 편곡해 원작의 스토리를 속도감 있게 전개해 나간다. 햄릿 역의 배우가 라이브 밴드와 호흡을 맞추는 구성으로 록 콘서트 콘셉트를 강화했고, 미로처럼 배치한 20여 개의 LED 패널과 다채로운 조명 효과를 통해 햄릿의 복잡한 감정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해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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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보이스 오브 햄릿 : 더 콘서트’ 무대(사진=이모셔널씨어터) |
햄릿 역은 옥주현, 신성록, 민우혁, 김려원이 번갈아 소화한다. 성별에 국한하지 않는 ‘젠더 프리’(gender-free) 캐스팅으로 라인업을 꾸려 신선함을 더했다. 이와 더불어 출연 배우에 맞춰 회차별로 편곡, 대사, 동선 등을 일부 다르게 구성해 ‘4인 4색’ 햄릿을 만날 수 있는 공연으로 만들었다.
특히 이 작품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극작 및 작곡 작업을 진행한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오필영 이모셔널씨어터 프로듀서는 “작품의 방향성에 맞춰 AI가 제안하는 문장, 시적 언어, 감정 곡선, 음악적 접근 방식 등을 참고해 작업했다”며 “AI를 창작자의 상상과 철학을 확장해주는 도구로 삼아 보다 빠르고 넓은 아이디어 실험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보이스 오브 햄릿’은 오는 6월 28일까지 관객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