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컨닝에 무너진 '무감독 시험'…프린스턴, 133년 전통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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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컨닝에 무너진 '무감독 시험'…프린스턴, 133년 전통 깼다

130년 넘게 이어져 오던 미국 프린스턴대의 ‘무감독 시험’이 이번 여름부터 사라진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부정행위가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린스턴대 교수진은 올여름부터 모든 대면 시험에서 감독을 의무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1893년에 마련된 ‘시험 중 감독 금지’ 명예 규범을 133년 만에 뒤집는 것이다. 마이클 고딘 프린스턴대 학부대학장은 “시험 중 부정행위가 널리 퍼졌다는 인식을 고려했다”며 “상당수의 학부생과 교수진이 시험 감독 부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학생신문에 따르면 19세기 프린스턴대 학생들은 시험 중 감독관을 없애달라고 학교에 청원했다. ‘나는 이번 시험 중 명예 규범을 위반하지 않았음을 내 명예를 걸고 서약합니다’라고 확인하는 것으로 시험 감독을 대체했다. 학생들은 이를 자랑스럽게 여겼고, 대학 문화로 자리 잡았다.

오랜 전통이 막을 내리게 된 것은 AI 때문이다. 부정행위가 쉬워졌지만, 적발은 더 어려워졌다. 시험 중 화장실에 가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노트북(랩탑) 시험인 경우 창을 전환하는 등의 방법으로 AI를 썼다. 그동안 시험 감독관이 없었던 만큼, 이런 행위를 저지할 수 없었다. 학생들도 보복을 우려해 모른 척하거나 익명으로 신고하는 경우가 많아 조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올여름부터는 강의 교수가 시험에 참석해 자신이 목격한 모든 위반 행위를 기록할 예정이다. 해당 사안은 학생이 운영하는 명예위원회에 보고된 후 심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학생신문이 작년 졸업생 500명가량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30%가 과제나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부정행위 신고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도 채 되지 않았다.

최근 몇 년 새 대학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크리스천 모리아티 국제학문청렴센터 이사는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학생 3분의 1가량이 AI를 사용해 과제를 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부정행위에 맞서기 위해 AI 탐지 소프트웨어는 물론 구술시험, 블루북 시험(종이 답안지 시험) 등을 도입하고 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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