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증가 못따라가는 전력망] 정부, 2038년까지 70% 증설 계획
사업 3건중 1건 평균 5년 지연… 반도체 공장 짓고도 전력난 우려
“한전 인력만으론 주민 설득 한계… 갈등 조정 민간역할 늘려야” 지적

하지만 주민 반대와 인허가 문제 등으로 주요 송전망 사업이 잇따라 지연돼 이대로라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력망 확충은 국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인 만큼 사업 속도를 끌어올릴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송전망 사업 3분의 1 이미 5년 이상 지연

목표는 야심차지만 실제 추진은 지지부진하다. 송전망 사업 상당수는 주민 반발과 인허가 문제에 막혀 당초 계획보다 크게 늦어지고 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현재 추진 중인 주요 전력망 건설 사업 52건 가운데 18건은 준공 시기가 최초 목표보다 연기됐다. 평균 지연 기간만 5년 3개월에 달한다.
신평창 변전소 사업은 지역 주민의 거센 반대에 사업이 표류하면서 준공 시점이 2016년 말에서 2028년 말로 12년이나 미뤄졌다. 7년 전 완공을 목표로 했던 동해안∼신가평, 동해안∼동서울 HVDC 사업 역시 올해 말과 내년 말로 준공이 미뤄졌다.
● 수백조 원 공장 짓고도 가동 걱정
수도권 전력은 이미 과포화 상태여서 동해안의 원전, 화력과 호남의 재생에너지를 끌어오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송변전 인프라가 부족해 재생 에너지 수급로가 막혀 있다.
● 특별법 시행에도 사업 지연 지속… BT 방식 도입 추진
하지만 제도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 협의와 보상 절차는 결국 한전에서 담당해야 하는데, 직원들 사이에서 적극적인 보상 협의에 나섰다가 자칫 감사를 받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탓이다.
이런 이유로 송전망 건설 과정에서 민간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미 정부는 국가기간 전력망 건설에 민간 자본과 역량을 활용하는 이른바 ‘BT’(Build Transfer·건설 후 이전) 방식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입지 선정과 주민 협의, 건설 등을 민간이 맡고 준공 후에는 한전이 소유·운영하는 구조다. 관련 법안은 최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특별법이 제대로 활용된다면 주민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될 테지만, 한전의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민간에 일부 사업을 맡길 경우 보상 비용이 더 들 순 있겠지만, 창의적인 갈등 조정 방안이 제시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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