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동결속 깜짝 ‘인상’ 예고
점도표 상단 3.0%로 이동
신현송 총재 첫 금통위 주재
“금통위 위원 인식 일치했다”
매파적 메시지에 채권 ‘긴축 발작’
“이번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의견을 모으기 쉬웠다. 금통위원들 간 인식이 대체로 같았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는 금통위원 7명 중 5명이 기준금리 동결에 찬성했다. 장용성 위원과 유상대 위원은 기준금리를 연 2.75%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금통위원들 간 인식이 대체로 같았다는 것은 향후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해 상당 부분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시사한다.
원고지 10장 남짓 분량인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는 ‘상승’ 키워드가 18차례 나왔다. ‘물가’는 14번 말한 반면, ‘성장’은 8차례 언급되는 데 그쳤다.
이날 공개된 6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 점도표에서는 연 3.00%에 가장 많은 10개의 점이 찍혔다. 연 2.75%에는 7개, 연 3.25%와 연 2.50% 전망은 각각 2개로 제시됐다. 금통위원들은 향후 기준금리 수준을 어떻게 예상하는지 점으로 표시해 점도표를 공개한다.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이 각각 점을 3개 찍어 모두 21개 점으로 구성된다.
이번 점도표는 지난 2월보다 뚜렷하게 상향 이동했다. 2월 점도표에서는 21개 중 16개가 연 2.50%에 찍히며 다수를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연 3.00%에 가장 많은 점이 찍힌 것이다. 그만큼 금통위원들이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제 주체들의 물가 상승 기대심리가 확산되면서 실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지난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5% 올라 1998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원재료 가격이 28.5% 급등하며 198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윤용준 한은 물가동향팀장은 “하반기에는 유가 충격이 석유류 제품 외에 다른 품목으로도 파급되는 2차 충격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경제 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2.6%로 대폭 높였다. 반도체 수출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1분기 성장률이 기존 전망을 크게 웃돈 영향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2%에서 2.7%로 0.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신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성장세가 견고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금융 안정 측면에서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시장, 가계부채 상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1500원을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 총재는 “이 자리에서 한 가지 분명히 말씀드리겠다”면서 “환율 쏠림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며 이를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은 필요한 수단과 여러 대응 방법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조되며 채권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5.5bp(1bp=0.01%포인트) 오른 3.766%를 기록했으며, 10년물 역시 4.5bp 상승한 4.147%에 마감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메시지를 던진 것이 채권시장의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투자은행(IB) 업계는 올해 한국 경제가 성장을 가속하는 동시에 물가 상승 압력도 높아지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IB들은 올해 한국의 명목성장률이 8.5~10.0%에 달할 것이라는 파격적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는 2.0% 후반에서 3.0%에 이르는 견고한 실질성장률에 더해 경제 전반의 종합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가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으로 7%가량 급등할 것이라는 분석에 기반한다.
이에 IB 업계는 내년 하반기까지 초과세수가 예년보다 120조원 정도 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씨티은행은 초과세수로 인해 내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9.0%로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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