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퇴임으로 ‘7인 체제’가 된 헌법재판소를 당분간 김형두 재판관(사법연수원 19기)이 이끈다.
헌재는 21일 오전 10시께 재판관 회의를 열고 김 재판관을 헌재소장 권한대행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헌재법 12조의2에 따라 헌재소장이 궐위 상태일 땐 재판관 회의에서 선출된 사람이 대행한다.
김 대행은 임명 일자 기준으로 현직 재판관 중 최선임자다. 법원행정처 차장 때였던 2023년 3월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명했다.
김 대행은 전북 정읍 출신이다. 전주 동암고를 나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 판사로 임관해 서울중앙지법 영장부장·형사합의부장·민사2수석부장, 대법원 재판연구관, 특허법원·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치며 일선 법원에서 재판을 두루 경험했다.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과 송무제도연구법관·사법정책2심의관, 춘천지법 강릉지원장,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법원행정처 차장 등 역임해 사법 행정과 정책 연구 경험도 풍부하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린 재판이 많은 헌재에서 김 재판관은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진보 성향인 이용훈 대법원장 때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을 지냈고, 보수 성향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했다. 이어 진보 성향 김명수 대법원장 때 ‘대법관·헌법재판관 0순위’로 꼽히는 법원행정처 차장을 역임했다.
헌재는 작년 10월 이종석 전 헌재소장, 이영진·김기영 전 재판관 퇴임과 함께 ‘6인 체제’가 됐다가 올해 1월 조한창·정계선 재판관, 4월 마은혁 재판관 취임으로 9인 체제를 완성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문 전 대행과 이미선 전 재판관이 퇴임하면서 다시 7인 체제로 불완전해졌다. 오는 6월 조기 대선 때까지는 임시 체제가 유지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