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 개막을 하루 앞둔 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파3 콘테스트’가 열렸다. 출전 선수가 가족이나 친구를 캐디로 대동하고 파3 9개 홀을 도는 축제 같은 행사다.
하지만 이날 임성재(27·사진)는 이 행사 대신 연습을 택했다. 오전에 연습라운드를 치른 뒤 오후 내내 레인지에서 샷을 점검했다. 이날 만난 임성재는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이벤트 대신 연습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임성재가 여섯 번째 마스터스 무대에 선다. 이날 연습라운드 뒤 만난 그는 “올해로 여섯 번째지만 매그놀리아 레인에 들어설 때면 늘 가슴이 뛴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정말 특별한 곳”이라며 “대회 전부터 더 열심히 철저하게 준비하게 된다”고 각별한 애정과 각오를 보였다.
올해는 작년 예선 탈락의 아쉬움을 반드시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이 코스에서는 큰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첫 세 개 홀에서 반드시 버디를 잡고 상승세를 만들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 번 경험하고 좋은 기억이 많은 코스지만 긴장은 풀지 않는다고 했다. “이 골프장에선 한 번씩 큰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임성재는 2021년 15번홀(파5)에서 공이 물에 세 번이나 빠져 쿼드러플보기를 기록한 아찔한 기억이 있다. ‘황제’ 타이거 우즈도 2020년 12번홀(파3)에서 셉튜플보기를 범했다.
한국 선수로서 PGA투어에서 화려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에겐 늘 ‘월드클래스’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에 6년 연속 진출했고, 통산 2승 그리고 191개 대회에 출전해 톱10 피니시 24.6%(47회)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날 임성재는 “나는 아직 ‘월드클래스’는 아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 잘해 왔다고 자부심을 느끼지만 월드클래스라기엔 아직 부족함이 많아요. 메이저 우승도 필요하고, 마스터스에서 우승한다면 스스로도 월드클래스라고 인정할 수 있겠죠. 이번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고 싶습니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