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고 명품 시장에서도 극심한 가격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중국 중고 명품 시장 시세는 신품 대비 60~70%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 시엔위, 페이유에, 좐좐 등 대형 중고품 매매 플랫폼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중고 시세가 신품 대비 10%대까지 떨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3260위안(61만원)짜리 코치 크리스티백이 좐좐에서 219위안(4만원)에, 2200위안(41만원)짜리 지방시 목걸이가 187위안(3만원)에 판매 중인 사례도 있었다.
중국 전문 시장조사·전략 컨설팅 회사 다쉐에 따르면, 중고 명품 판매자들이 경쟁 심화로 인해 판매가를 더 낮게 책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고 명품 매매 사업가는 “1년 새 중고품 판매자는 20% 늘었지만 구매자 숫자는 늘지 않았다”며 “경기침체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중산층 월급이 실질적으로 감소했다”고 했다.
이 사업가는 베이징, 상하이 같은 대도시 중고 시장은 추가 중고품 매물을 받아낼 정도의 수요가 남았지만, 다른 지역 시장은 더 이상의 공급 물량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에 최근 개장한 매장 상당수가 조만간 폐업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경제학자들은 중고 시장에서 나타나는 소비 현상이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소비자들이 경기 침체 때문에 소비를 줄이고, 이 때문에 경기 침체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