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가 아무리 잘해도 지방정부가 따라가지 못하면 시민의 일상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뒤 6·3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에 도전한 박찬대 후보의 말이다.
대한민국 관문 도시 인천은 공항과 항만, 바이오 생산기반, 국가산업단지, 해양 에너지 자원을 함께 가진 도시다. 하지만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규제는 받으면서도 국가 투자와 정책 우선순위에서는 서울과 경기에 밀리는 '이중소외' 구조를 겪어 왔다. 성장 자산은 충분하지만 이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지 못하면서 기업 투자와 청년 일자리, 시민 소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도 약했다는 것이 박 후보의 진단이다.
박 후보는 인천공항과 인천항, 송도 바이오 기반, 남동·주안·부평산단, 문학권 문화·체육 자산, 인천 앞바다 에너지 자원을 연결하는 ABC+E 전략을 대표 성장 구상으로 제시했다. 인공지능(AI)·바이오(BIO)·문화(Culture)·에너지(Energy)를 축으로 기업 유치 패키지, 시장 직속 추진단, 지역 대학·스타트업·중소기업 연계 방안을 마련해 인천의 막힌 성장 회로를 다시 잇겠다는 전략이다.
외국인 관광객과 단기 체류자를 위한 K-패스 단기권, 중앙정부·국회와 협력망을 활용한 예산·제도 개선 구상도 주요 의제로 내놨다.
박 후보는 “정부와 국회, 기업을 설득해 인천 현안을 풀겠다”며 “인천의 막힌 성장 회로를 다시 잇는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국회의원에서 인천시장 후보로 나선 이유는.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란 정치인이라는 점이 출마 명분의 출발점이다. 인천에서 공부하고 가정을 이뤘으며, 인천 시민의 선택으로 정치를 시작한 만큼 이제는 지방정부를 통해 인천에 보답할 때라고 봤다.
중앙정부가 아무리 잘해도 지방정부가 따라가지 못하면 시민 일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결국 지방정부가 만드는 만큼, 일 잘하는 지방정부를 통해 이재명 정부의 정치 효능감을 인천에서 보여주겠다는 판단이다.
6·3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의 안정적 성공과 민주정권 재창출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도 있다. 특히 인천은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인 만큼, 인천에서 승리해야 수도권 전체 승리를 견인하고 국정 성과를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본다.
인천의 가장 큰 구조적 문제는 무엇인가.
인천의 가장 큰 구조적 문제는 '이중소외'다.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각종 규제를 받지만, 정작 국가 투자와 정책 우선순위에서는 서울과 경기에 밀리는 일이 반복돼 왔다.
수도권 규제 문제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제로섬으로 볼 사안은 아니다. 인천이 성장한다고 다른 지역이 손해를 보는 구조가 아니라, 인천이 대한민국 경제의 엔진 역할을 제대로 해야 그 동력이 국가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
성장 자산은 충분하다. 인천에는 인천공항과 인천항, 송도 바이오 기반, 부평·주안·남동산단, 문학 일대 문화·체육 자산, 인천 앞바다 해상풍력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이 자산들이 하나의 성장전략으로 묶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공항은 공항대로, 항만은 항만대로, 산단은 산단대로 흩어진 구조를 바꿔야 한다. 공항·항만·산단·대학·기업·원도심을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해 인천에서 벌고, 인천에서 쓰고, 인천에서 머무는 자립형 경제 구조를 만들겠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16일 미추홀구 경인로 한화생명빌딩에 선거사무소를 마련하고 지지자들과 기념 촬영했다.ABC+E 전략을 인천의 미래 성장전략으로 제시한 이유는.
ABC+E는 AI, 바이오, 문화 콘텐츠, 에너지를 뜻한다. 인천이 가진 강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미래 성장전략이다.
AI 분야에서는 인천공항과 인천항에 AI 물류를 결합해 글로벌 물류 자동화 거점으로 키우겠다. 공항과 항만 운영을 데이터, 로봇, 자율주행 기술과 연결하면 인천은 세계적 물류 인공지능 전환(AX)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송도의 생산 기반을 신약 개발, 원천기술, 연구·교육·임상, 창업과 투자 영역으로 확장하겠다. 인천바이오과학기술원을 설립해 '인천형 바이오 카이스트'로 키우는 방안도 추진하겠다.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는 문학 일대를 K-콘텐츠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 K팝, 드라마, 영화, 뷰티, 패션, 게임, 공연, 관광이 함께 움직이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청년 일자리와 도시 브랜드를 동시에 끌어올리겠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인천 앞바다 해상풍력과 에너지 신산업을 연결하겠다. 안정적이고 깨끗한 전력 공급은 앞으로 기업 유치와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ABC+E 전략이 시민 일자리와 기업 투자로 이어지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나.
기업이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부터 만들어야 한다. 인천이 가진 공항·항만·산단·대학·연구기관·해양 자원을 하나로 연결해 기술 개발, 실증, 생산, 투자, 채용이 한 도시 안에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
기업은 전망만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 부지, 인허가 속도, 전문인력, 전력과 용수, 금융지원, 교통과 주거 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실제로 움직인다.
이를 위해 ABC+E 전략과 연계한 기업 유치 패키지를 마련하겠다. 부지·인재·규제·자금을 묶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조건을 한 번에 제공하고, 지역 대학과 특성화고, 직업훈련기관이 기업 수요에 맞는 인재를 길러내도록 하겠다.
이 구조가 시민 일자리로 이어져야 한다. 기업은 인천에서 투자와 채용을 늘리고, 청년은 인천에서 배우고 일하며 정착하는 선순환을 만들겠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오른쪽 두 번째)가 11일 인천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을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인천을 기업이 선택하는 도시로 만들 제도 개선 방안은.
기업이 가장 경계하는 요소는 불확실성이다. 행정이 예측 가능해야 기업이 투자할 수 있다. 투자 규모와 고용 효과가 큰 사업에는 전담 공무원을 지정하고, 인허가 일정표를 공개적으로 관리하겠다.
전략산업별 맞춤형 지원 패키지도 마련하겠다. AI 커넥티드카 기업에는 실증도로, 데이터 활용, 통신망, 소프트웨어 검증, 차량 사이버보안 인증 기반을 제공하고, 바이오 기업에는 연구·임상·시험인증·인력·투자 기반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콘텐츠 기업에는 제작공간, 유통 플랫폼, 공연·관광 인프라를 제공하고, 에너지 기업에는 입지, 전력망, 주민상생, 부품·장비 공급망을 갖추겠다. 기업이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을 산업별로 설계하겠다.
회계사 출신 정치인으로서 숫자와 구조를 보고, 실제 성과가 나는 투자 전략을 세우겠다. AI 커넥티드카, 차량 사이버보안, 바이오, 콘텐츠, 에너지 산업을 하나의 성장축으로 묶어 기업이 선택하는 도시를 만들겠다.
ABC+E를 지역 대학·스타트업·중소기업 성장으로 연결할 방안은.
ABC+E 전략을 실제 성과로 만들려면 추진체계부터 달라져야 한다. 부서별로 흩어진 사업을 모아놓는 방식으로는 속도를 낼 수 없다. 취임 즉시 시장 직속 'ABC+E 추진단'을 만들겠다.
추진단에는 부시장, 실·국, 공기업, 기업, 대학, 연구기관, 민간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도록 하겠다. 행정과 산업 현장, 연구기관이 동시에 움직이는 실행 체계를 통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
첨단산업은 앵커기업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딥테크 스타트업과 대학, 중소기업, 연구기관이 함께 도전하고 실패할 수 있는 생태계가 있어야 세계와 경쟁할 기술력이 만들어진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인천바이오과학기술원 설립과 인천바이오펀드 조성을 추진하겠다. 지역 대학과 연계해 신약 개발 인력을 양성하고, 창업과 투자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남동산단과 주안·부평산단은 AI 부품, 미래차 전장, 차량 보안, 바이오 장비, 에너지 부품 산업과 연결해 고도화하겠다. 대기업 유치 효과가 지역 대학, 스타트업, 중소기업 성장으로 확산되도록 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지역 후보들이 11일 남동구 구월동 사펠드미앙에서 '원팀' 기자회견을 열고 결의를 다졌다.국회 경험과 이재명 정부와의 소통이 인천시민에게 어떤 실익으로 돌아가나.
인천의 주요 현안 대부분은 중앙정부와 국회 협력이 필요한 과제다. GTX, 공항, 항만, 바이오, 해상풍력, 공공기관, 전기요금, 수도권매립지 문제는 시장 혼자 풀 수 없다. 대통령실, 국회, 중앙부처, 기업을 직접 설득해야 성과가 난다.
원내대표와 당대표 직무대행으로 국회에서 예산을 움직이고, 법을 만들고, 정부와 협의해 온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을 인천 현안 해결에 활용하겠다.
인천고등법원 유치, 인천해사법원 설치 추진, 청학역 문제, 인천 앞바다 야간조업 제한 해소, 인천내항 1·8부두 재개발 등은 중앙정부와 국회 협력으로 풀어낸 사례다.
인천내항 1·8부두 재개발은 19년을 기다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사안이다. 향후 수변공원과 문화 거점이 어우러진 복합 도심 공간으로 조성되면 원도심 활력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중앙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정부 예산을 더 빠르게 확보하고, 국가사업 우선순위에 인천 현안을 올리며, 막힌 규제를 풀어내겠다.
인천시민이 박찬대 후보에게 시정을 맡겨야 하는 이유는.
이번 선거의 핵심 구도는 '검토 행정'과 '실행 행정'의 대결이다. 유정복 후보는 민선 6기와 민선 8기를 맡았지만, 인천의 굵직한 현안을 해결한 성과는 크지 않다고 본다.
천원 주택과 바다 아이패스 등 생활 밀착형 정책은 시민에게 소소한 행복을 준 정책으로 일정 부분 평가할 수 있다. 다만 검단 퓨처시티, 동인천역 르네상스, 재물포 르네상스, 뉴홍콩시티 등 대형 개발 구상은 실질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민선 8기 주요 사업들이 용역 단계에 머문 점도 문제다. 용역보고서는 검토하고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지만, 실제 시민 삶을 바꾸는 성과와는 다르다.
행정 경력의 길이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 삶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인천 현안이 얼마나 해결됐는지다. 경제 전문가와 회계사, 국회의원, 원내대표 경험을 바탕으로 검토만 반복하는 행정이 아니라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행정을 하겠다.
중앙정치에서 쌓은 네트워크도 인천을 위해 쓰겠다. 민주당 원내대표로 함께했던 국회의원, 중앙정부 국무위원, 대통령실과 협의할 수 있는 정치적 네트워크와 협상력을 인천 현안 해결에 모두 활용하겠다.
지난 10년 동안 박찬대를 키워주고 만들어준 곳이 인천이다. 이제는 제가 가진 모든 역량과 정치력을 인천시와 인천시민을 위해 발휘할 차례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인천=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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