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가 올해에만 한국에서 오리지널 시리즈 최소 여덟 편을 공개한다. 매달 디즈니플러스에서만 볼 수 있는 독점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월간활성이용자(MAU) 등 각종 수치에서 1위인 넷플릭스와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자 ‘믿을 건 K콘텐츠뿐’이라는 인식이 내부에서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실시간동영상서비스(OTT)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최근 사업 전략을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수정했다. 영화 지식재산권(IP) 사업을 키우는 것이 첫 번째다. 자사가 보유한 영화와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앞세워 행사를 열고 관련 상품을 줄지어 출시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열린 ‘디즈니 100주년 특별전’이 국내에서 성공을 거두며 내부에서 ‘IP 사업이 잘된다’는 인식이 생겼다는 전언이다.
넷플릭스의 성공 방정식을 빠르게 따라잡는 전략도 추진된다. 국내에서 제작된 콘텐츠를 수출해 또 다른 성장 활로를 찾겠다는 것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와 달리 K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1년에 한두 편 정도가 고작이었다.
OTT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한국형 예능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받는 것을 보면서 디즈니플러스도 자극을 받았을 것”이라며 “두 글로벌 OTT 회사가 K콘텐츠에 경쟁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네이버웹툰 같은 웹소설, 웹툰 플랫폼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디즈니플러스의 전략 수정은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는 MAU와 관련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2월 디즈니플러스 MAU는 257만 명으로 집계됐다. 점유율 4위 사업자인 웨이브와도 200만 명 가까이 격차를 보였다. 1위 넷플릭스의 1345만 명과는 무려 약 다섯 배 차이다. 글로벌 유료 가입자(지난해 9월 기준)도 디즈니플러스와 넷플릭스는 각각 1억5380만 명, 2억7765만 명을 기록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