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걸리던 항암 주사, 5분만에 끝”…패러다임 바뀐다

6 days ago 8

글로벌 제약사, 피하주사 항암제 잇따라 선보여
투약시간 5시간→5분…항암 주사, ‘새 패러다임’
“환자 투약·대기시간 줄고 병상가동률 좋아졌다”

ⓒ뉴시스
항암 치료제의 패러다임이 링거 형태의 정맥주사에서 투약 시간을 줄여 보다 간편한 피하주사로 전환하고 있다.

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병용요법 짝꿍인 항암제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의 피하주사(SC) 제형이 유럽에서 승인됐다.

미국 존슨앤드존슨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진행성 ER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리브리반트의 SC 제형을 승인받았다.

기존의 리브리반트 투약은 정맥주사(IV)를 통해 약 5시간 걸렸지만 SC 방식은 5분 이내로 단축하며 편의성을 높인다. 앞선 연구 결과, 피하주사 리브리반트는 기존 정맥주사와 비교해 유사한 효능을 보였으며, 투여 시간을 5시간에서 5분으로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브리반트는 유한양행이 존슨앤드존슨에 기술 수출한 렉라자와 병용요법으로 사용되는 이중항체 폐암치료제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작년 8월 미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는데, 이때 허가받은 리브리반트 제형은 정맥주사 방식이다.

피부 아래에 주사하는 피하주사는 정맥에 천천히 약물을 투여하는 IV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쉽게 주사 가능하고, 환자가 짧은 시간동안 투약 받을 수 있다. 국내 의료환경에선 투약 시간을 줄임으로써 대기시간도 줄여 병상가동률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그중에서도 오토인젝터(자동주사기)는 약물을 주입할 피부 부위에 주사 끝부분을 대면 약물이 자동 주입되는 방식으로 환자 편의성이 높다.

글로벌 제약사 BMS도 면역항암제 ‘옵디보’(니볼루맙)의 SC 제형 ‘옵디보 큐반티그’를 작년 12월 미국에서 허가 받았다. BMS는 약물전달 기술 기업인 미국 기업 할로자임 테라퓨틱스와 협업해 SC제형 개발에 성공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의약품인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경우 피하주사 제형 등장이 임박했다. MSD는 지난달 유럽폐암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키트루다 SC제형 ‘MK-3475’의 긍정적인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회사는 올 하반기 미국에서의 허가 및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키트루다 SC에는 국내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의 피하주사 제형 변경 플랫폼이 적용됐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도 알테오젠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 기술(ALT-B4)을 최대 13억5000만 달러(약 1조9640억원) 규모로 도입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자회사 메드이뮨과 알테오젠의 ALT-B4를 적용한 아스트라제네카 항암 치료제의 피하주사 개발을 위한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ALT-B4는 정맥주사 제형 의약품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전환해준다.

한국로슈의 유방암 복합제 ‘페스코’의 경우 지난해 국내에서 보험급여 출시되면서 환자 편의성 및 의료 인프라 활용의 효율화를 높였다. 페스코는 ‘허셉틴’ ‘퍼제타’ 등 2개의 정맥주사를 하나의 피하주사로 만든 복합제다.

국내 대학병원의 한 종양내과 교수는 “주사실이 미어터질 정도로 복잡했는데 피하주사 나온 후 환자의 대기시간이 줄고 병상가동률도 좋아졌다”며 “또 그에 맞춰 오토인젝터도 나오면서 의료진의 편의성도 개선됐다. 이 편리성 때문에 이미 항암 분야에서도 피하주사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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