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50)이 친이모를 횡령 혐의로 고발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부장 어인성)는 유진박의 친이모 A씨를 지난달 중순 소환 조사했다.
유진박 측은 A씨가 유진박 명의의 부동산과 예금 등 56억원 상당의 재산을 허락 없이 관리하고, 이 중 28억원가량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A씨가 유진박의 예금으로 미국에서 연금보험을 가입했는데, 수익자로 A씨 본인과 자녀를 지정하는 등 재산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A씨를 한 차례 소환 조사한 후 출국금지 조치했으나, A씨가 변호사를 선임하고 출석 의사를 밝힌 데 따라 해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명문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한 유진박은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며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이후 우울증과 조울증 등을 앓는 등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고, 일부 업계 관계자들에게 폭행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에 살고 있는 A씨는 2016년 6월 서울가정법원에 자신과 유진박의 고모 B씨를 후견인으로 지정해달라고 성년후견개시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제도는 질병·장애·노령 등으로 인해 사무 처리 능력에 도움이 필요한 성인의 재산 관리와 일상생활을 후견인이 돕는 제도다.
서울가정법원은 2017년 6월 신청을 받아들여 유진박에 대한 성년 후견을 개시했다. 다만 후견인으로는 A씨와 B씨가 아닌 한울정신건강복지재단이 선임됐다.
그러자 A씨는 개시 결정이 있은 지 6일 만에 청구를 돌연 청구를 취하해 후견인 선임이 무산됐다.
이후 유진박이 매니저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A씨는 다시 후견 개시 신청을 했다.
이에 따라 2019년 12월 유진박의 신상 후견인으로는 사망한 어머니의 지인이, 법률 대리 후견인으로는 C 복지재단이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