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신한 하나 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구조조정 기업 관련 대출·보증액이 1년 만에 2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가 더욱 심해지며 대출 부실화로 주요 금융지주의 건전성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회생절차(법정관리) 등 구조조정에 들어간 기업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로 분류한 금액은 총 1조3640억원(작년 말 기준)이었다. 2023년 말(1조1000억원)보다 24% 불어났다. 익스포저는 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여신으로 대출뿐 아니라 지급보증, 미리 설정한 신용한도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이다.
4대 금융지주의 건전성 지표는 나빠지는 추세다. 1분기 말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평균 0.74%로 지난해 말보다 0.1%포인트 올랐다. 대손충당금 적립액도 1조8308억원으로 역대 1분기 기준 최대다.
4대금융, 건전성 '비상' "대기업 대출 늘려 대응"
KB 신한 하나 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구조조정 기업 관련 대출·보증 액수(지난해 말 1조3640억원)가 1년 만에 24% 불어나 건전성 관리가 금융권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금융지주들은 비교적 신용도가 우량한 대기업 여신을 주로 늘리고 있지만, 대기업 관련 익스포저도 증가하는 추세다.
신한금융이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가장 많은 여신을 제공 중인 10개 기업의 익스포저가 2023년 말 30조5210억원에서 지난해 말 41조9590억원으로 증가했다. 해당 기업들은 모두 주채무계열에 속한 대기업집단이다. KB금융(47조4770억원)과 우리금융(25조9180억원)도 주채무계열에 속한 대기업집단을 상대로 한 익스포저가 같은 기간 각각 1조1510억원, 3조9770억원 증가했다고 SEC에 신고했다.
신한금융은 이 보고서에 “익스포저의 상당 부분이 대기업 차주에 집중돼 있는데 이들의 재무 상태가 나빠지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기재했다. 우리금융도 “일부 대기업의 익스포저 수준을 감안하면 기업 여신 포트폴리오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 대기업 대출이 늘고 있음을 고려하면 관련 익스포저도 동반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의 지난달 말 대기업 대출잔액은 141조3600억원으로 올 들어 약 5조5000억원 증가했다. 2023년 말(116조9600억원)보다는 34조원가량 늘었다.
경제를 두고 어두운 전망이 나오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4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0.8%로 대폭 낮췄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기 대비 0.2% 감소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은 “경기 침체로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주주환원 규모도 늘려야 한다”며 “건전성 관리를 두고 고민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정의진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