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홀만에 역전 또 역전..매킬로이 4타 차 선두로 달아나 [마스터스 전반]

2 weeks ago 11

마스터스 최종일 전반 9홀 종료
매킬로이 1번홀 더블보기 이어 버디 3개
디섐보, 2번홀 역전 뒤 연속 보기로 흔들
9번홀 종료 기준 매킬로이 4타 차 선두

  • 등록 2025-04-14 오전 5:55:08

    수정 2025-04-14 오전 5:55:08

[오거스타(미국)=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13일(현지시간) 오후 2시 19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클럽하우스를 나와 코스로 향했다. 그의 첫 마스터스 우승과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을 기대하는 팬들의 함성이 울렸다. 6분 뒤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같은 길을 따라 이동했다. 역시 코스가 떠나갈 듯 큰 함성이 터졌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1번홀 진행 요원이 티잉 그라운드에 설치된 안내판에 챔피언조로 출발하는 로리 매킬로이와 브라이슨 디섐보의 이름으로 교체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연습그린에서 잠시 머무른 매킬로이와 디섐보는 마지막 4라운드 경기 시작 2분을 앞두고 나란히 1번홀(파4) 티잉 그라운드에 올랐다. 제89회 마스터스(총상금 2100만 달러) 우승 경쟁에 나서는 챔피언조의 등장에 팬들은 가장 큰 함성으로 맞이했다.

분위기는 흡사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을 떠올렸다. 미국에서 열린 경기여서인지 디섐보를 응원하는 함성이 더 크게 들렸다. 하지만, 매킬로이를 응원하는 팬도 많아서 팽팽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매킬로이가 7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매킬로이 첫 홀부터 더블보기...4번홀에 재역전

운명적인 대결은 시작부터 불꽃이 튀었다. 매킬로이가 1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하고, 디섐보가 파를 해 공동선두가 됐다. 이어 2번홀(파5)에서 매킬로이는 파, 디섐보는 2온 2퍼트로 버디를 잡아 리더보드의 자리가 바뀌었다. 최종일 선두로 출발해 1번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한 건 1990년 닉 팔도(잉글랜드) 이후 매킬로이가 25년 만이다.

하지만, 승부를 예측하긴 일렀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처럼 앞으로 남은 16개 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3번홀(파4)에서 대반전이 시작됐다. 매킬로이가 두 번째 샷을 홀 3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 다시 공동선두가 됐다. 이어 4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에 성공했고, 디섐보가 보기를 하면서 다시 3타 차 선두가 됐다.

5번홀(파4)에서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나무 아래 떨어졌다. 잔디가 아닌 나뭇잎 위에서 친 공은 그린을 살짝 지나 멈췄다. 20야드 거리의 어프로치 샷이 좋았다. 홀 뒤 2m 지점에 붙였고, 파 퍼트를 넣어 위기에서 벗어났다. 디섐보는 이 홀에서 파를 했다.

경기 시작의 분위기를 디섐보가 주도했으나 이후 3개 홀에선 매킬로이 쪽으로 기울었다. 초반 4개 홀에서 선두가 두 번이나 바뀌는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매킬로이가 2타 차 선두로 시작해 1타 차 2위로 밀렸다가 다시 3타 차 선두로 나서는 대혼전이었다.

6번홀(파3)을 파로 넘긴 매킬로이는 7번홀(파4)에서 티샷한 공이 다시 나무 아래 떨어졌지만, 나무를 넘기는 절묘한 샷으로 2온에 성공했고, 2퍼트로 마무리해 타수를 지켰다. 디섐보도 6번과 7번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해 3타 차 간격이 유지됐다.

8번홀(파5)은 둘 모두에게 추격 또는 달아날 기회의 홀이다. 하지만, 매킬로이의 티샷은 이번에도 말을 듣지 않았다. 공은 벙커로 향했고 안으로 떨어졌다.

기회라고 여겼을까. 디섐보는 있는 힘껏 티샷했다. 몸의 균형이 무너질 정도로 세게 쳤다. 하지만, 디섐보가 친 공도 벙커에 들어갔다. 나란히 3온 2퍼트로 마무리해 순위와 격차의 변동없이 9번홀(파4)로 향했다.

조용하던 경쟁이 다시 뜨거워졌다. 매킬로이가 9번홀에서 85야드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 2.1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냈다. 디섐보의 버디 퍼트는 홀 왼쪽으로 흘러 4타 차로 벌어졌다.

매킬로이가 우승하면, 생애 첫 마스터스 우승과 함께 남자 골프 역대 6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4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로리 매킬로이가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