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만의 KLPGA…'사계절 푸른 잔디'로 완벽한 '벚꽃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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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막전 개최한 동래베네스트
4월 초에도 진녹색 페어웨이 눈길
삼성물산 리조트 잔디 기술력 빛나
4년 연구 끝 덧파종 기법 완성
주최 두산건설도 만족 “성공 개최”

박현경이 지난 4일 부산 동래베네스트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2라운드 9번홀 페어웨이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박현경이 지난 4일 부산 동래베네스트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2라운드 9번홀 페어웨이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페어웨이 잔디에 착색제 뿌린 거지?”

지난 6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가 열린 부산 동래베네스트GC(파72). 최현오 동래베네스트 프로는 중계방송으로 대회를 지켜본 한 지인으로부터 이 같은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42년 만에 KLPGA투어 대회를 개최한 동래베네스트는 ‘착색제 논란’이 불거질 정도로 거짓말처럼 완벽한 푸르름을 뽐냈다. 아울러 코스 곳곳에 활짝 핀 벚꽃 등 아름드리 꽃나무는 푸른 페어웨이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했다.

이제 막 꽃이 피기 시작한 4월 초에도 동래베네스트가 푸른 잔디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의 잔디 기술력과 동래베네스트의 꾸준한 관리에 있었다. 특히 덧파종(Oversseding) 기법이 빛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동래베네스트의 페어웨이는 토종 잔디 품종 중 하나인 ‘고려지’(금잔디의 일종) 위에 한지형 잔디인 ‘라이그래스’를 덧파종했다.

덧파종의 핵심은 기술력이다. 두 종류의 잔디가 공존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골프사업팀에 따르면 고려지와 라이그래스가 완벽하게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 데 4년의 시간이 걸렸다. 고려지 코스에서 양잔디 코스로 바뀌는 시점에 맞춰 씨앗을 뿌리고, 물과 비료의 양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도진 동래베네스트 지배인은 “사계절 푸른 잔디는 동래베네스트의 자랑”이라며 “이번 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평소보다 더 공을 들였다”고 웃었다.

유리알 그린도 대회를 빛냈다. 벤트그래스로 조성된 그린은 촘촘한 밀도와 3.2~3.4m의 스피드로 유지돼 선수들의 완벽한 플레이를 도왔다. 특히 동래베네스트는 ‘투 그린’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벚꽃잎이 떨어져 선수들의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는 것까지 고려해 그린을 세팅했다고 한다.

코스가 완벽하니 대회 흥행은 따 놓은 당상이었다.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펼쳐진 이예원(22)과 홍정민(23)의 엎치락뒤치락 피 말리는 승부, 수천 명 갤러리 속 이예원의 끝내기 이글퍼트, 그를 축하하기 위한 동료들의 벚꽃 가루까지. 주최 측인 두산건설에게도 완벽한 ‘벚꽃 엔딩’이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사계절 푸른 잔디와 많은 갤러리 유치가 동래베네스트를 대회장으로 정한 이유”라며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준비해 준 동래베네스트에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부산=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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