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아픔 잠시 잊고, 제주 폭포-바람-나무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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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배 4년만의 개인전 ‘소소, 반색’ 내달 12일까지 서울 학고재 갤러리 “전시를 볼 관객에게 딱 두 가지만 강조하고 싶습니다. 먼저 아무런 설명 없이 그림을 맛보세요. 그다음 제목을 본다면 더 깊이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4년 만에 개인전을 여는 강요배 작가(74·사진)는 11일 서울 종로구 학고재 갤러리에서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한 입만 먹어봐도 ‘맛있다, 맛없다’가 판가름이 나지 않느냐”며 이렇게 설명했다. 12일부터 서울 종로구 학고재 갤러리에서 열리는 강요배 작가의 개인전 ‘소소, 반색’에 전시된 작품 ‘영등바람’. 뉴시스 12일 개막하는 개인전 ‘소소, 반색’은 강 작가가 최근 그린 작품들을 소개한다. 흔히 강 작가라고 하면 제주4·3사건을 다룬 역사화 연작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폭포와 파도, 나무, 하늘, 바람 등 작가의 고향이자 현재 머물고 있는 제주도의 일상 풍경을 담았다. 갤러리 입구엔 폭포를 담은 두 작품 ‘대서’와 ‘소서’가 걸렸다. 강 작가는 “그림 속에는 폭포가 있지만 제목은 절기의 이름이자 ‘큰 더위’ ‘작은 더위’라는 뜻”이라며 “이렇게 제목에 다른 결의 뜻을 담아 제목과 연관해 상상해 보는 재미를 더하려고 했다”고 했다. 두 폭포를 따라가면 커다란 파도를 담은 폭 3m가 넘는 대작 ‘창파’를 만난다. 이 작품은 2015년에 그린 것이다. 맞은편엔 음력 2월 영등할머니가 불게 한다는 폭풍 ‘영등바람’을 담은 그림이 걸렸다. 이 밖에도 TV 뉴스로 보고 그 모양이 재밌어서 그린 심해어 ‘혹등아귀’, 우크라이나 전쟁 격전지인 쿠르스크의 해바라기를 담은 그림 ‘해바라기-쿠르스크’ 등도 전시된다. 제주 작업실 마당에 보이는 온갖 꽃과 나무, 고양이도 캔버스에 담았다. 전시작들에선 작가가 오랜 시간 동안 캔버스와 물감을 다루며 터득한 여러 기법을 소재에 따라 다르게 사용한 즐거움이 묻어난다. 같은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면서도 농도를 다르게 해 어떤 그림에서는 한없이 부드럽게 쓰지만, 또 다른 그림에서는 거친 바람을 담아냈다. 아예 물감을 칠한 뒤 긁어내서 선을 그리기도 했다. 스스로를 ‘시골 노인’이라고 부르는 강 작가의 ‘즐거운 그림 생활’을 머리를 비우고 마음 편히 감상할 기회다. 다음 달 12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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