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그룹이 고효율의 ‘이산화탄소 흡수제’ 개발에 성공해 37조원 규모의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시장에 도전한다. 화력발전소나 제철소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DL이앤씨는 CCUS 기술 전문 자회사 카본코가 세계 최고 수준의 이산화탄소 흡수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흡수제는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 연소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때 사용하는 핵심 물질이다.
CCUS 전체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인더스트리아크는 CCUS 시장 규모가 연평균 2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에는 253억달러(약 37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카본코의 흡수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바스프(BASF)나 셸(Shell), 미쓰비시중공업의 흡수제와 비슷한 운용 효율을 가지고 있다. 이산화탄소 1t을 포집할 때 소모되는 에너지가 2.15GJ(기가줄)에 불과하다. 이는 상용 흡수제인 모노에탄올아민(MEA)보다 46% 이상 에너지 소비를 줄인 것이다. 소모되는 에너지가 줄어든 만큼 포집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카본코는 최근 캐나다 앨버타탄소전환기술센터(ACCTC)에서 진행된 6TPD(하루 6t의 이산화탄소 포집)급 파일럿 공정에서 흡수제의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포천복합화력발전소에 파일럿 설비를 구축해 내달부터 본격적인 실증 테스트에 들어간다.
카본코는 통상 10년 걸리는 흡수제 개발을 3년 만에 마쳤다. 지난해 한국전력 산하기관인 전력연구원 출신의 CCUS 전문가 심재구 박사를 기술연구소장으로 영입한 것이 개발기간 단축의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심 소장은 CCUS 연구와 관련해 2022년 동탑산업훈장과 대한민국 엔지니어링상을 받았다.
카본코는 국책사업인 서울 당안리화력발전소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작년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캐나다에 원천기술을 수출하며 북미 CCUS 시장에 진출했다. 이상민 카본코 대표는 “이번에 개발한 흡수제를 앞세워 북미 지역 등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