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부과를 강행하자 글로벌 무역전쟁이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협상 여지를 열어둔 만큼 각국은 대미 교섭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가장 강하게 반발한 국가는 34%의 관세가 매겨진 중국이다. 중국 상무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의 일방적이고 주관적인 평가에 따른 결정”이라며 “관세 인상은 미국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글로벌 경제와 공급망 안정성을 위협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보복 조치 가능성도 예고했다. 중국은 석탄, 액화천연가스(LNG)에 더해 농산물에 보복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나아가 중국이 자국 기업의 대미 투자를 제한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32% 관세가 부과된 대만도 미국에 항의할 방침이다. 리후이즈 대만 행정원 대변인은 “최근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미국의 반도체·인공지능(AI) 수요 급증과 미·중 갈등에 따른 결과”라며 “이번 조치는 양국 무역의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유럽연합(EU)은 20%의 상호관세에 맞서 추가 보복 조치를 준비하면서도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협상 결렬 시 보복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EU는 지난달 예고한 미국산 상품 260억유로(약 42조원)어치의 보복관세 시행을 일단 보류하고, 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오는 13일 전후로 시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같은 보복 조치들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압박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브라질은 10% 관세에 대응해 정부가 보복 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법안을 통과시키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24% 관세가 부과된 일본은 보복 대신 협상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이유로 이번 상호관세 적용은 일단 보류됐다. 멕시코는 협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대응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드메일은 소식통을 인용해 “캐나다가 미국에서 수입하는 식료품 생활필수품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