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3E 12단 비중 높아질수록 영업익↑
삼성전자는 7조원→5조원대로 하향조정
“HBM 공급 지연에 파운드리 적자 등 영향”
고대역폭메모리(HBM) 날개를 단 SK하이닉스가 올 2분기 9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전사 영업이익을 1분기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률이 높은 5세대 HBM(HBM3E) 12단 공급 비중이 늘면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9조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신한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KB증권 등은 9조원대 초중반 수치를 제시한 가운데 대신증권은 9조1000억원을 제시하며 실적 기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SK하이닉스 실적이 이같은 기대치처럼 나올 경우 2024년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삼성전자 전체의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하향 조정되고 있다. 지난 5월까지만 하더라도 증권사들 사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7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5조원대 중후반으로까지 내려잡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을 가르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반도체 사업의 최대 수익처인 HBM 사업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대 구매자인 엔비디아에 5세대 HBM 납품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납품이 기약 없이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파운드리 부문 적자와 낸드사업 부진 등이 겹친 영향도 크다.
이와 달리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동안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GPU ‘블랙웰 GB300’에 사실상 유일한 공급사 역할을 하며 HBM 시장을 거의 독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현재 글로벌 HBM 시장에서 약 5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30%), 마이크론(20%)과의 격차는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신 제품인 HBM3E에선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70%에 이른다.
SK하이닉스가 수익성이 더 좋은 HBM3E 12단의 공급 비중을 늘리게 되면 연간 36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HBM3E 12단의 가격은 기존에 납품되고 있는 HBM3E 8단보다 50∼60%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월 둘째주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SK하이닉스는 7월 넷째주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