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일이지만 첫 내 집 마련 기억은 비교적 선명하다. 기쁨은 잠시, 챙겨야할 것이 너무 많았다. 그 중 최고 스트레스는 대출이었다. 대출 없이 집을 살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해 여러 서류를 떼고 금리를 체크하고 은행을 몇 번이나 가야했다. 이사는 12월이었고, 계약은 10월이었지만 대출 관련 일들은 이보다 한참 더 오래전부터 고민하고 준비했다.
집 살 때 대부분은 이런 과정을 거친다. 그러니 지난 8일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대 3억원 제한은 주택 구입과 이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겐 ‘날벼락’일수 밖에 없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12억을 넘었다. 이를 기준으로 담보인정비율(LTV)으로만 계산하면 4억8000만원 가량 대출이 가능했던 것이 3억원으로 줄어든다. 1억8000만원은 ‘알아서’ 마련해야 한다. 생애최초 등 여러 장치들도 무력화됐다. KB국민은행은 이를 8일 은행 영업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발표했다. 10일부터 시행하겠다고. 유예기간은 사실상 딱 하루였다.
KB국민은행은 1등 은행이다. 작년 한 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이 3조8600억원 가량이다. 이 수익 대부분은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번 것이다. 국가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영위하는 은행이라 정부 눈치를 봐야 한다지만, 이번 조치는 고객에 대한 배려가 아예 없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라는 목표 아래 관련 대출을 최대한 조이고 있다. 금융사들도 정부와 어느 정도는 ‘코드 맞추기’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개별 은행이 먼저 나서 정부가 설정한 한도를 절반으로, 그것도 급박하게 줄이는 것은 과하다. 반발이 거세자 당국마저 은행연합회에 가계대출 정책 변경시 사전 보고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전달하며 선긋기에 나섰다.
2024년에도 KB국민은행은 디딤돌대출 취급을 제한하라는 국토부 지시가 나오자마자 대출을 막았다. 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이 일주일의 말미를 준 것과 대조적이다. 매일경제 보도 후 국회가 나서면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KB국민은행은 그때나 지금이나 오로지 정부만 바라보는 모습을 보여줬다. 2년이 지난 2026년에도 ‘1등 은행’ KB국민은행은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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