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선 이번주(9~13일)에도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 중심으로 상승 모멘텀(동력)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단기 급등한 데 따른 부담감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불확실성 등을 경계한 차익 실현 매물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코스피지수는 1.49% 오른 2812.05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2800선을 탈환한 건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7월18일(2824.35) 이후 약 10개월여 만이다.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에도 2.66% 뛰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틀간 1조97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내수·증시 부양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에도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을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상법 개정이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만큼 빠른 시일 내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대선 기간 △집중투표제 활성화 △'쪼개기 상장' 시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신주 우선 배정 △자사주 원칙적 소각 등 증시 부양책들을 다수 발표한 바 있다.
박성철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정부 출범 이후 상법 개정안 재발의가 있었고 추가경정예산 집행에 대한 기대도 있어 이달 말까지는 관련 수혜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이틀간 랠리를 펼쳤던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돼 조정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과열권에 진입했기 때문에 쉬었다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 주목할 이벤트로는 오는 11일 발표되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미국채 10년물 입찰 결과 등이 꼽힌다. 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거나 미국채 입찰에서 수요 부진이 확인될 경우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여파가 물가 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할 가능성 높기 때문에 관련 데이터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성철 연구원은 "미국의 재정 부채 관련 리스크가 아직까지 시장에 남아 있다"며 "미국채 10년물 입찰이 부진하거나 미 CPI 증감률이 예상을 크게 웃돌 경우 관세로 인해 물가가 오른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컨센서스를 밑도는 결과가 나오면 지난주에 급등했던 국내 증시에서는 차익 실현 매물이 더 발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인 TSMC의 5월 매출 집계가 주목된다. 결과에 따라 최근 국내 증시에서 상승세를 보여온 반도체주의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박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시가총액 1위를 탈환하면서 기존에 많이 떨어졌던 반도체 업종이 최근 반발 매수 형태로 급등한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주에 TSMC 5월 매출이 컨센서스를 밑돌거나 가이던스(전망치)가 좋지 못하다면 국내 반도체 업종에 대한 경계심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