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째 한국아동 후원한 美 입양아

한국전쟁 직후 미국으로 입양된 70대 여성이 자신의 뿌리인 한국 아동들을 위해 수십 년째 후원 활동을 펼친 공로로 '경남 명예도민'으로 선정됐다.

주인공은 린디 순 커리 씨(Lindy Soon Curry·한국명 이정순·71). 그는 경남 창원에 소재한 진해 희망의 집에 수십 년째 선물과 아동 초청, 정기 후원 등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남도에서 '명예도민'으로 선정됐다.

경남도는 최근 미국 콜로라도주에 사는 린디 씨에게 '명예도민증'을 전달했다고 18일 밝혔다.

1953년생인 린디 씨는 6·25전쟁으로 인해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됐다. 당시 참전 미군이 혼자 남겨져 있던 그를 발견했고, 창원의 아동양육시설인 진해 희망의 집으로 보내졌다. 린디 씨는 1956년까지 3년간 진해 희망의 집에서 지낸 뒤 1957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됐다.

그는 미국에서 자라면서 미국인과 결혼해 가정을 이뤘다. 그러나 자신의 뿌리인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늘 가슴에 품고 살았다. 그는 1995년 한국에서 아이를 직접 입양하기도 했다.

그러다 2000년 한국을 찾아 미국으로 입양 가기 전까지 지냈던 진해 희망의 집을 방문했다. 이를 계기로 린디 씨 가족들은 진해 희망의 집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고 선물, 현금을 보내는 등 정기 후원을 시작했다.

린디 씨 가족들은 비영리 민간단체 '희망의다리(Bridge of Hope)'를 설립해 후원 규모를 키웠다. 이를 통해 진해 희망의 집 아동들의 정서적 성장을 돕고자 피아노·첼로 등 악기를 지원했다. 또 해마다 2~3명씩 이곳의 아이들을 미국으로 초청해 특별한 경험을 쌓게 해주기도 했다. 그가 초청한 아동은 올해까지 38명에 이른다.

[창원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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