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 지휘한 ‘투르 드 경남 스페셜’ 숨은 주역 이동욱 경기부장

2 hours ago 1

이동욱 ‘투르 드 경남 2025 스페셜’ 경기부장이 9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 앞에서 대회 3구간 경주를 앞두고 카메라 앞에 섰다. 경남도 제공

이동욱 ‘투르 드 경남 2025 스페셜’ 경기부장이 9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 앞에서 대회 3구간 경주를 앞두고 카메라 앞에 섰다. 경남도 제공
“경주 시작을 알리는 ‘신호등’이죠.”

‘투르 드 경남 2025 스페셜’이 9일 사흘간의 열전을 마친 가운데 이 대회 전반을 지휘한 이동욱 경기부장(62)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투르 드 경남 2025 스페셜은 경남 남해안 4개 시군에서 230.8km를 달린 마스터즈 도로 사이클 대회다.

도로 사이클 대회 때 선수들에게 ‘출발’은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출발 총성과 함께 페달을 밟기 시작하지만 바로 이어지는 ‘중립 구간’에서는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중립 구간은 과도한 순위 경쟁을 막고 선수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설정한 출발선 이후 1~10km 구간이다. 이 구간에선 기록도 측정하지 않는다.

중립 구간이 끝나면 진짜 레이스를 시작하는 ‘두 번째 출발’이 기다린다. 선수들 앞에서 운행 중인 대회 차량에서 이 두 번째 출발 시점을 알리는 사람이 경기부장이다. 이 부장은 양면을 각각 빨간색과 초록색으로 칠한 도넛 모양 ‘신호판’을 들어 보이며 “이 판이 빨간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뀌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동욱 투르 드 경남 2025 스페셜 경기부장이 대회 3구간 경주 중립 구간에서 대회 차량에 탑승해 신호판을 들고 있다.  선수들보다 앞서 코스를 출발하는 경기부장은 이 신호판을 통해  본격적인 경주 시작을 알린다. 경남도 제공

이동욱 투르 드 경남 2025 스페셜 경기부장이 대회 3구간 경주 중립 구간에서 대회 차량에 탑승해 신호판을 들고 있다. 선수들보다 앞서 코스를 출발하는 경기부장은 이 신호판을 통해 본격적인 경주 시작을 알린다. 경남도 제공
경기부장이 신호등 노릇만 하는 건 물론 아니다. 경기부장은 현장 운영을 총괄·지휘하는 최고 책임자다. ‘투르 드 프랑스’ 등 국제대회에서는 ‘대회 디렉터(Race Director)’라고 부르기도 한다.

경기부장은 무전을 통해 △선수들 간의 거리 △도로 상태 △부상자 발생 여부 같은 경주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상황에 따라 필요한 지시를 내린다. 경주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대회를 중단시킬 수 있는 권한도 있다.

이 부장은 “도로 위에서 경주가 벌어지다 보니 돌발 변수가 많다.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의 안전”이라며 “교통 통제를 했는데도 일반 차량이 코스 위로 들어와 대회를 잠시 멈췄던 적이 있고 태풍 때문에 대회를 전면 중단한 적도 있다. 상황에 맞는 순발력과 판단력이 요구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동욱 투르 드 경남 2025 스페셜 경기부장이 대회 3구간 경주 시작 전 대회 차량 옆에서 신호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경남도 제공

이동욱 투르 드 경남 2025 스페셜 경기부장이 대회 3구간 경주 시작 전 대회 차량 옆에서 신호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경남도 제공
대회 전 코스를 최종 승인하는 일도 경기부장 소관이다. 이 부장은 이번 대회에 앞서 6월 열린 엘리트 대회 ‘투르 드 경남 2025’(총 거리 553.6km) 때도 경기부장으로 경주 운영을 총괄했다.

이 부장은 “구간이 두 배 이상 긴 엘리트 대회 때는 6개월 전부터 코스를 짰다”며 “지역 특색이 드러나는 주변 경관부터 선수들이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는 코스 구성 등 고민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회가 끝난 후 선수들로부터 ‘이번 코스 정말 훌륭했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 정말 뿌듯하다”며 웃었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