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캐시카우’인 게임 ‘던전앤파이터’(던파)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5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다시 넘어섰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인 1조3783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56.4% 증가했다.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9년 후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9824억원으로 전년보다 46.4%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71.3%다. 게임업체의 영업이익률이 대부분 높긴 하지만 네오플은 이례적으로 수익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넥슨 전체 매출에서 네오플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34.3%에 달했다. 그만큼 네오플이 핵심 자회사라는 뜻이다.
네오플의 매출 대부분은 던파에서 나온다. 던파는 20년 전인 2005년 나온 게임이다. 던파는 2차원(2D) 횡스크롤(게임 캐릭터가 화면 좌우로 움직이는 방식) 액션 게임으로 화려한 액션 장면 등이 특징이다.
네오플의 매출은 2008년 넥슨이 인수한 이후 급증했다. 2005년 42억원에서 2009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었다. 2017년엔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18년 1조3056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감소세를 보였지만 7000억~9000억원 수준은 유지했다. 그동안 영업이익률은 70~90%대를 지켰다.
인기 유지 비결은 중국 시장에 맞는 현지화 전략이 꼽힌다. 던파 매출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나온다. 중국 현지 파트너사인 텐센트와 긴밀하게 협업해 게임 콘텐츠를 추가했고 게임 세계관을 확장했다. PC 게임이 원작인 던파는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오플은 지난해 5월 모바일 버전인 ‘던파 모바일’을 중국 시장에 정식으로 내놨다. 출시 이후 첫 한 달간 3억달러(약 4347억원)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이 기간 글로벌 모바일 게임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오플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요인이다.
넥슨이 던파 IP를 확보할 수 있던 배경엔 창업자인 김정주 전 NXC 대표의 결단이 있었다. 김 전 대표는 회사 내부의 강한 반대에도 2008년 네오플을 3852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시장의 적정 가격인 200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싸게 사들였다. 업계 관계자는 “네오플이 던파로 텐센트와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것을 알고 김 전 대표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크게 베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