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바흐의 선율이 흐르던 도시. 국내 최초 뮤지컬 특성화 중학교(가창중)가 자리한 곳. 유네스코가 음악 분야 ‘창의도시’로 지정하며 문화적 가치를 인정한 지역. 이 모든 수식어의 중심에는 대구가 있다.
K뮤지컬의 메카 ‘대구’
매년 6~7월 한여름의 문턱에 선 대구는 ‘뮤지컬특별시’로 탈바꿈한다. 도시 곳곳의 공연장에선 매혹적인 선율과 관객의 환호성이 울려 퍼지고, 세계 유일한 뮤지컬 축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막을 올린다. 2006년 시작된 이 축제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대구시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DIMF가 주관하는 축제다.
지난 20년간 DIMF 무대에는 독일, 미국, 영국, 일본 등 23개국의 410개 작품이 올랐다. 이 가운데 한국 뮤지컬 작품만 316편에 달한다. 누적 방문객은 291만 명. 1000석 이상 공연장이 10여 개인 대구 인프라가 축제를 뒷받침하고 있다.
DIMF는 2007년부터 국내 창작 뮤지컬 발굴과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축제 기간 초연이 가능한 작품을 공모해 매년 4~5편을 선정하고, 작품당 최대 1억원의 제작비를 지원한다. 수상작은 다음 해 공식 초청작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지금까지 이 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작품은 87편이다.
DIMF가 20년에 걸쳐 뿌린 씨앗은 국경을 넘어 하나둘 열매를 맺고 있다. DIMF가 자체 제작한 뮤지컬 ‘투란도트’는 독일, 헝가리, 중국 등 7개국에 라이선스를 수출하며 한국 창작 뮤지컬 사상 처음으로 동유럽 진출 기록을 세웠다. 대구를 배경으로 한 창작 뮤지컬 ‘유앤잇’은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고,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삶을 다룬 ‘프리다’는 2020년 DIMF 초연 이후 대학로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올해 DIMF는 20년간 무대에 오른 작품 중 한 편을 선정해 미국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가장 중요한 건 뮤지컬 인재 양성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청소년 뮤지컬 경연대회 ‘뮤지컬 스타’를 통해 미래의 무대 주역을 발굴해왔다. 뮤지컬·연극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 조환지, 이석준 등이 이 대회 출신이다. ‘DIMF 아카데미’에선 배우와 창작자 양성이 함께 이뤄진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35명의 뮤지컬 꿈나무가 이곳을 졸업했다.
“세계 뮤지컬 시장의 관문 될 것”
축제 기간엔 대구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세계 뮤지컬의 흐름을 한눈에 읽을 수 있다. 평소 만나기 어려운 세계 각국의 뮤지컬이 한자리에 집결하기 때문이다. 특히 DIMF는 중국 뮤지컬을 꾸준히 소개하며 한·중 문화 교류의 기반을 다져왔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극장 인프라가 풍부한 중국이 한국에도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는 만큼 중국 공연 제작사와 선제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애호가에겐 이 기간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티켓 가격에 수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지난해 DIMF의 티켓 가격대는 2만~7만원으로 평균적인 뮤지컬 티켓 가격의 절반 수준이었다. K뮤지컬을 대표하는 최정상급 배우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최대 장점. 다음달 19일부터 7월 6일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에선 뮤지컬 배우 정선아와 김호영이 홍보대사를 맡았고, 다음달 20일 개막식에선 뮤지컬계 대표 배우들의 갈라 콘서트가 펼쳐진다. 배우 등 뮤지컬 관계자와 함께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뮤지컬 펍’, 거리 공연 ‘딤프린지’ 등 부대행사도 열린다.
DIMF는 20주년을 넘어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1966년)로 시작된 한국 뮤지컬이 60주년을 맞는 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황보란 대구시문화체육관광국장은 “뮤지컬 변방국이던 한국이 이제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의 시장으로 성장했다”며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잠재력 있는 해외 작품을 발굴하는 세계 뮤지컬 시장의 관문으로 키워나가겠다”고 했다.
대구=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6 days ago
8
![지금 시대의 감정, 불안[정덕현의 끄덕끄덕]](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5/PS26051400014.jpg)




![[포토] 농협상호금융, NH콕서포터즈 모집](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5/PS26051301214.jpg)
![[포토] 코레일관광개발 임직원, 농촌봉사활동](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5/PS26051301202.jpg)
![[포토] 농협목우촌, 골프팬 대상 이벤트](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5/PS26051301185.jpg)

!["아아 팔아 갖고는"…치킨·볶음밥까지 내놓은 커피전문점 '속사정' [트렌드+]](https://img.hankyung.com/photo/202604/01.43949627.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