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특례시가 20년 가까이 개발이 막혀 있던 영화동 일대를 관광·숙박·문화·공공시설을 한데 묶은 대규모 복합 도시재생 거점으로 탈바꿈시킨다. 쇠퇴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수원화성과 연계한 세계적 관광 중심지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화홍문 주차장 부지에 2007억원 투입
사업 대상지는 수원특례시 장안구 영화동 152-8 일원, 현재 화홍문 공영주차장으로 쓰이는 부지 2만452㎡다. 총사업비는 2007억원이며,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설 운영은 2040년까지 이어진다.
재원 구조를 보면 국비 250억원, 도비 50억원, 시비 117억 원 등 재정 지원금 417억원과 주택도시보증공사 기금 출·융자금 등으로 구성된다. 사업비는 토지비 619억원, 건설비 1184억원, 10년 운영비 204억원으로 구성되며 수원특례시와 경기관광공사, 수원도시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공동 시행자로 참여하고, 부동산투자회사를 별도 설립해 자금 조달과 운영을 맡는다.
시설 규모는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3만8072㎡로 지하주차장, 숙박시설, 관광산업시설, 상업시설, 공공문화시설 등 다양한 시설이 계획됐다. 추진 일정은 올해 하반기 혁신지구 지정 고시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설계공모, 2028년 착공, 2030년 준공 순으로 이뤄진다.
◇국토부 국가시범지구 선정으로 물꼬
영화문화관광지구 개발은 2005년 개발계획 승인 이후 20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수원화성과 인접한 탓에 건축 높이가 평지붕 기준 14m 이하로 제한되고, 민간 사업자 입장에서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코로나19 이후 관광 침체와 부동산시장 경직이 겹치면서 사업 표류는 더욱 길어졌다.
결국 수원특례시는 민간 공모 방식을 접고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혁신지구 국가시범지구 공모에 도전해 지난해 9월 최종 선정됐다. 공공이 사업을 직접 주도하고 정부 기금과 보증을 활용해 초기 자본 부담을 분산하는 방식이 돌파구 역할을 했다.
수원특례시는 이 사업을 정조대왕 능행차, 수원화성문화제, 행리단길, 통닭거리, KT위즈파크, 광교호수공원 등 수원의 주요 관광자원을 하나로 잇는 연결 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세계유산방문자센터, 경기관광기업지원센터, 문화복합홀 등 공공시설과 지역브랜드 상점, 소상공인 창업몰, 테마형 숙박시설을 갖춰 관광과 지역 상권을 실질적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수원특례시가 추산한 지역 파급효과는 연간 관광객 유치 약 10만 명, 일자리 창출 약 2000개, 부가가치 유발 약 700억원, 생산 유발 약 2000억원 수준이다.
◇주민 120명 토론 사업 방향 다듬어
수원특례시는 지난해 12월 1일 일월수목원 방문자센터에서 영화동 주민과 소상공인, 학생, 지역 행사 자원봉사자 등 120여 명이 참석한 원탁토론회를 열어 수렴한 주민 의견을 사업 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숙박시설 유형으로는 수원형 테마호텔이 53표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문화시설로는 공연·전시시설(28표)과 관광지원시설(22표)이 높은 선호를 보였다. 관광코스는 역사체험 연계형(31표)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고, 특화 프로그램으로는 야시장·벼룩시장(18표)과 전통문화 체험(17표)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다. 주민은 "수원화성 경관을 해치지 않는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주차 공간 확보를 요청했다.
◇경관 훼손·원주민 내몰림·수익성 과제
사업 청사진은 뚜렷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첫 번째는 역사문화 경관 보존 문제다. 대상지는 국가지정유산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건축 높이가 평지붕 기준 최고 14m로 엄격히 제한된다. 2000억원 넘는 사업비를 들이면서 수익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현실과 화성 경관 보존 요구 사이에서 균형 잡힌 설계를 도출하는 것이 첫 번째 관문이다.
두 번째는 재정 건전성 문제다. 총사업비 중 재정 지원은 417억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기금 융자로 조달한다. 관광 수요가 예상을 밑돌거나 숙박시설 운영이 부진하면 수익구조가 흔들리고 지방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결국 이 사업의 성패는 세계적 관광 중심지 조성과 생활형 도시재생 사이의 균형을 얼마나 잘 잡는지에 달려 있다. 지역 상권과 문화, 주민 생활을 실질적으로 연결하는 데 성공한다면 20년 표류를 끝낸 원도심 재생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아울러 '시민이 함께 만드는 영화지구'의 의미를 현장에서 직접 증명해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수원=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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