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밤사이 내린 집중호우로 충남 아산 배방읍 곡교천 봉강교 일대가 침수되어 있다. (독자 제공) 2026.7.9 뉴스1
전국 곳곳에 시간당 최고 8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비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200㎜ 안팎의 폭우가 쏟아진 충청권을 중심으로 전북과 경기 남부, 강원 등에서도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경북 영주시에서는 70대 남성이 산책 중 발을 헛디뎌 하천에 빠진 뒤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됐다.
● 큰 비 내린 충청, 휴교에 주민 대피도
9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수석천이 범람해 인근 논밭과 비닐하우스 등이 침수돼 있다. 지난 밤사이 충북 전역에 200㎜ 안팎의 장맛비가 쏟아졌고 이날 최대 2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2026.7.9 뉴스1
9일 충남도와 대전시 등에 따르면 이날 충남에서 229건, 대전 54건의 풍수해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조치에 나섰다. 180㎜의 비가 내린 천안 지역에서는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택 23곳과 상가 5곳, 공장 1곳이 침수됐다. 도로 파손·침수는 25곳이었고, 4곳에서는 나무가 쓰러지고 차량 5대가 침수됐다. 공주시 동학사 인근에선 불어난 계곡물이 거리로 넘치며 식당가가 대거 침수됐다.대전 유성구 송강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옆 야산에서 토사가 쏟아져 도로가 막히고 차량이 파손됐다. 이에 따라 유성구는 오전 7시 49분 재난 문자로 우회를 당부하고 늦은 오후까지 중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복구 작업에 나섰다. 아파트 주민 조윤민 씨(41)는 “출근 전 보니 산비탈 한쪽이 폭포처럼 변해 토사가 쏟아지고 있었다”며 “평소 주민 통행이 잦은 곳인데 이런 일이 생겨 불안하다”고 말했다.
8일부터 이틀간 200㎜ 넘는 많은 비가 내린 세종시 북부에서도 토사 유출과 침수가 잇따랐다. 9일 오전 6시 28분경 금남면 아름지하차도가 침수돼 차량 통행 차단 됐다. 8일 오전 7시경엔 연기면 축사가 물에 잠겼다. 또 대전과 충북으로 통하는 간선도로의 세종시 한별동 구간에는 토사가 흘러들어 차량 통행이 차단됐고, 출근 시간대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충북 지역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9일 오전 충북 증평군 보강천 세월교가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 2026.7.9 뉴스1
충북에서도 323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9일 오전 8시 25분경 흥덕구 강내면 석화리 일원 수석천 일부가 범람해 도로가 침수됐고, 서원구 현도면 하석삼거리~오가삼거리 구간은 낙석 우려와 토사 유출로 차량이 통제됐다. 청주시는 산사태와 홍수가 우려되는 상당구 문의면·가덕면·낭성면과 서원구 현도면 지역 주민 138명을 미리 대피시켰다. 용아초와 운호중·운호고 등 3개 학교는 건물 누수와 운동장 침수로 이날 휴교했다. 대청호 유람선 ‘정지용호’는 선착장과 항로 주변에 부유 쓰레기가 밀려들면서 운행을 중단했다.● 경북 영주에서 1명 실종150㎜ 이상의 비가 내린 경북 문경시에서는 하천이 범람할 위기에 놓이며 홍수 경보 심각 단계가 내려졌다. 낙동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9일 오전 10시 반 기준 김용리 지점 영강 수위는 심각 단계인 6.68m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문경시는 김용리 일대 주민 4가구 5명을 마을회관으로 대피시켰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영주에서는 70대 남성 주민이 산책 중 발을 헛디뎌 하천 급류에 휘말리면서 실종됐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분경 풍기읍 성내리에서 이모 씨(76)가 생활지원사와 함께 산책하다 남원천변에서 발을 헛디뎌 급류에 휩쓸렸다. 소방당국은 오전 대응 1단계를 발령해 인력 228명과 장비 31대로 수색 중이다.
수도권에 많은 비가 내린 9일 경기 오산시 오산천 산책로가 집중호우로 인해 통제되고 있다. 2026.7.9 뉴스1
비는 10일 오전까지 수도권과 강원을 중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서울·인천·경기에는 30~80㎜(많은 곳 120㎜ 이상), 강원 내륙·산지에는 50~100㎜(많은 곳 15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10일 오후에는 경기 남부 내륙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5~40㎜의 소나기가 내릴 수 있다.
비가 그친 뒤에는 곧장 한여름 무더위가 시작된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본격적으로 덮으면서 10일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오르고, 체감온도도 31도 안팎(폭염특보 지역은 33도 이상)까지 올라 매우 더울 전망이다. 경상권 중심의 폭염특보는 11일 중부지방, 12일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천안=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문경=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신예린 기자 yr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