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휘 플랫폼웍스 대표
400만명 쓰는 앱 '에브리타임'
서울대생 불편 해결서 출발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도
판교 직장인 대상으로 시험
스타트업 5년 생존율 30%
AI로 아이디어 검증 필수
국내 스타트업의 5년 생존율은 30~35%다. 10곳 중 6~7곳은 얼마 못 가 문을 닫는다는 얘기다. 창업 초기 지원금을 소진한 뒤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사라지는 스타트업도 부지기수다. 이처럼 국내 창업 생태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창업가가 아이디어를 '돈 되는 사업'으로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창업가와 기업의 사업화 전략을 컨설팅하고 있는 신병휘 플랫폼웍스 대표는 "아이디어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건 달콤한 환상"이라고 꼬집으며 "이런 창업자들은 대부분 시장에 필요 없는 걸 만들어내게 된다"고 진단한다. 신 대표는 싸이월드, CJ ENM, 티빙, 롯데멤버스 등에서 신사업과 서비스 개발을 이끌어온 플랫폼 전문가다. 그는 최근 20년의 신사업 노하우를 담은 '당신의 아이디어는 왜 돈이 되지 않는가'를 출간했다.
◆ 수익성 검증 3단계 거쳐야
신 대표는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방법으로 △아이디어보다 문제를 먼저 정의할 것 △고객 검증을 반복하며 고도화할 것 △인공지능(AI)을 검증 도구로 활용할 것을 제시했다.
먼저 신 대표는 많은 예비 창업가가 출발부터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객은 자신의 지갑을 노리는 사람에게는 냉정하지만,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에게는 팬이 된다"고 말했다. 단순히 더 많은 수익을 벌기 위해서나 현재 직장에 대한 불만 때문에 창업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사업만이 성공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다음으로 신 대표는 고객 인터뷰와 베타테스트 등을 통해 해당 문제가 실제 시장에서 통하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고객의 범위를 일단 좁혀서 검증하는 일이다. 대표적 성공 사례가 시간표 앱 '에브리타임'이다. 현재 대학생 4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했지만, 시작은 서울대 학생의 시간표 작성 불편을 해결하는 데서 출발했다. 당근마켓 역시 초기에는 판교 직장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험해봤다. 신 대표는 "작지만 밀도 높은 시장에서 고객 반응을 확인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며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문제를 수치화하고 비교·분석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 대표는 "간단한 프롬프트만으로도 빠르게 사업성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RICE(Reach·Impact·Confidence·Effort) 분석을 적극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도달 범위·영향력·확신도·투입 노력 등을 평가해 사업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이다. 신 대표는 "시장조사와 경쟁사 분석, 심지어 간단한 앱 개발까지 프롬프트 몇 개만으로도 상당 부분 수행할 수 있다"며 "AI는 창업자의 아이디어를 검증해주는 훌륭한 공동창업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직장이야말로 최고의 학교
마지막으로 창업을 꿈꾸는 직장인에게 신 대표는 "직장은 최고의 비즈니스 스쿨"이라고 조언한다. 신 대표는 "회사에서 겪은 비효율과 불만을 스트레스로 볼 게 아니라 AI에 학습시켜 써먹을 수 있는 최고의 현장 데이터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힌 업무 과정에는 크고 작은 병목 현상이 숨어 있다"며 "그 불편을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 자체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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