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참전용사 추모 ‘턴 투워드 부산’
11일 부산 유엔 기념공원서 안장식
6·25전쟁 유엔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리며 부산을 향하여 1분간 묵념하는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행사가 열렸다. 올해 행사에서는 이국땅에서 장렬히 산화한 ‘무명용사’ 안장식도 진행됐다.
부산시에 따르면 ‘턴 투워드 부산, 제18회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 기념식’이 11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거행됐다. 이번 행사는 6·25전쟁에 참전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22개 유엔참전국과 유엔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과 공헌을 기억하고 국민과 함께 추모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턴 투워드 부산’ 기념식은 2007년 캐나다 참전용사인 ‘빈센트 커트니’ 씨가 최초로 제안해 2020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유엔기념공원 묘역에서 무명용사 안장식이 거행됐다. 2010년 유엔군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굴됐으나, 국적과 신분이 확인되지 않아 국방부 유해보관소에 안치하던 중 2022년 국적 판정 심의 위원회에서 유엔군으로 판정된 무명용사가 주인공이다.
또 이날 6·25전쟁에 참전했던 태국군 용사가 처음으로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됐다. 안장자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태국군 용사 ‘롯 아사니판’씨다. 아사니판씨는 1922년 8월 14일에 태어나 지난해 6월 14일 100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그는 태국 장병들의 용기와 민첩성을 상징하는 ‘리틀 타이거’ 부대 소속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1952년 11월 18일부터 1953년 10월 28일까지 한국에서 복무했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태국 정부로부터 ‘빅토리 메달’을 수훈했다.
그는 지난해 국가보훈부 초청으로 한국에 들어와 유엔기념공원을 둘러본 뒤 참전용사묘역에 안장되는 것을 희망했다. 고인이 안장되면 유엔기념공원에는 총 14개국 2330명의 용사가 잠들게 된다. 대부분 전쟁 당시 숨진 용사들이지만, 아사나판 용사처럼 본국으로 생환했다가 사후 이곳에 묻히기를 희망하며 안장되는 경우도 있다. 사후 안장은 2015년 프랑스 레몽 베나르 참전용사의 안장을 시작으로 올해 5월까지 총 27명의 사례가 있다. 아사나판 참전용사는 28번째다.
이날 오전 11시에는 1분간 시 전역에 사이렌이 울리고 조포 21발 발사, 블랙이글스 추모 비행이 이어졌다.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한국을 방문한 유엔참전용사와 후손, 외교사절, 6.25 참전용사, 정부·군 주요 인사, 시민, 학생 등 800여 명이 참여해 유엔군 전몰용사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추념식을 개최했다. 박 시장은 “22개 나라 198만 유엔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고 추모행사가 시민의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한다”며 “대한민국을 지킨 영웅들을 잊지 않고 미래 세대들이 온전히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계승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