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리 집값 내린 동네가 갑자기…'요즘 난리났대요'

1 day ago 5

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올 들어 하락을 거듭하던 인천 집값이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자 거래량이 늘고 풍선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결과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 '롯데캐슬캠퍼스타운' 전용면적 59㎡는 지난 4일 6억2300만원(29층)에 거래됐다. 지난달 22일 5억8500만원(48층), 31일 6억1000만원(32층), 3일 6억2000만원(54층) 등 정부가 지난 20일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한 이후 실거래 가격이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인근 A 공인중개 관계자는 "소형 면적은 거래가 1건도 없는 달이 제법 있을 정도로 인기가 낮았다"며 "7월 1건 거래된 이후 8월과 9월에도 거래가 없었는데,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매수세가 몰렸다"고 말했다. 이어 "초역세권이어도 시장 분위기가 나빠 매매 자체를 포기한 집주인이 많았는데, 지난달 말부터 매물이 늘고 호가도 많게는 1억원까지 뛰었다"고 덧붙였다.

주변 아파트 단지들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송도에듀포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20일 7억8000만원(24층)에 팔렸는데, 대책 발표 전이던 9월 7억5000만원(31층)에서 3000만원 올랐다. 최근 호가는 7억6000만원 이상으로 형성돼 있다. '송도아메리칸타운더샵' 전용 84㎡는 8억3000만원(56층)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호가는 8억5000만원 이상으로 뛰었다.

청라와 검단신도시 등이 있는 인천 서구도 실거래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다. 서구 당하동 '우미린파크뷰1단지' 전용 59㎡는 지난달 31일 4억8850만원(22층)에 신고가를 썼고 백석동 '검암역로열파크씨티푸르지오2단지' 전용 84㎡도 지난달 25일 7억3000만원(24층)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수요가 늘며 거래가 체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자 매물도 덩달아 증가했다. 10·15 규제 발표부터 10월 말까지 인천에서 체결된 거래는 1278건으로, 규제 발표 이전(9월 28일~10월 14일) 893건 대비 43.1% 증가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매물 또한 지난달 13일 4만4019건에서 규제 발표 당일 4만6061건으로 늘었고, 지난 7일에는 4만6988건을 기록하며 규제 이후 3000건 가까이 불어났다.

송도의 B 공인중개 관계자는 "10·15 대책을 기점으로 매수 문의가 늘고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고 있다"며 "거래가 늘어나니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이 점차 늘고 있는데, 구리와 부천 등지에서 상승세가 명확해지면 인천으로 오는 수요도 한층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천 집값 상승세는 통계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둘째 주(11일) 보합을 기록하고 그다음 주부터 하락을 거듭했다. 1년 내리 하락하면서 두 차례에 걸쳐 0.01%씩 반등을 시도한 것이 전부다. 그 결과 인천 아파트값은 올해 누적으로 0.95% 하락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 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 아파트값은 11월 첫 주(3일) 0.05% 오르면서 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10·15 부동산 대책과 맞물려 반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0·15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삼중 규제를 받게 됐지만, 인천은 이러한 규제를 피해 갔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풍선효과가 오래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외곽 지역은 투자 수요보다 실수요가 중심이기에 잠시 수요가 몰리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에서는 '똘똘한 한 채' 인기가 여전한 상황"이라며 "수도권 외곽이 투자나 투기 수요가 유입될 정도로 매력적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