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경기 만에 잡은 기회→3경기 연속 선발→불의의 부상... 오직 강원만 생각한 박청효 “팀 위해 교체가 맞다고 판단” [이근승의 믹스트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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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청효(35·강원 FC)는 6월 17일 FC 서울 원정에서 올 시즌 리그 첫 선발 기회를 잡았다. 박청효는 리그 19경기 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박청효는 자신의 최고 강점으로 꼽히는 빌드업, 선방 능력을 마음껏 뽐내며 팀의 리그 3연패 탈출에 이바지했다.

박청효는 21일 강원도 강릉 하이원 아레나에서 펼쳐진 올 시즌 리그 첫 경기에선 완벽한 경기력을 뽐냈다. 박청효는 실점이나 다름없던 슈팅을 막아내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대구 FC전 3-0 승리에 앞장섰다. 대구전은 강원이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으로 승점 3점을 가져온 경기였다.

박청효는 28일 수원 FC 원정에서도 강원 골문을 지켰다. 박청효는 앞선 경기들과 달리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발휘하던 중 상대 선수와의 충돌이 있었다. 박청효는 통증을 참고서 팀을 위한 헌신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다시 한 번 충돌이 발생했다. 통증이 극에 달했고, 박청효는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냈다. 박청효는 후반 27분 이광연과 교체됐다.

강원 FC 박청효 골키퍼. 사진=이근승 기자

강원 FC 박청효 골키퍼. 사진=이근승 기자

박청효 골키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박청효 골키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박청효 골키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박청효 골키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 후 박청효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박청효는 “팀이 이겨서 아주 좋다”며 오직 팀만 생각했다.

‘MK스포츠’가 28일 수원 FC전을 마친 박청효와 나눴던 이야기다.

Q. 다친 곳은 좀 어떤가.

지금은 좀 괜찮아졌다. 시간이 갈수록 통증이 심해졌었다. 끝까지 참아보려고 했지만, 더는 버티기 어려웠다. 정경호 감독께 교체 신호를 보냈던 이유다.

Q. 전반전과 후반전 각각 한 차례씩 충돌이 있었다. 정경호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전반전 충돌 후부터 큰 통증이 있었다던데.

통증이 있긴 했다.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을 것으로 봤다. 후반전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다. 킥을 할수록 통증이 점점 커졌다. 두 번째 충돌 뒤엔 ‘내가 교체로 나가는 것이 팀을 위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Q. 17일 서울 원정에서 올 시즌 처음 리그 출전 기회를 잡았다. 이 경기를 시작으로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었다. 힘들게 잡은 기회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교체를 요청할 때의 감정이 복잡했을 것 같다.

세상에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특히 강원은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우는 팀이다. 늘 팀이 우선이다.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에 보탬이 되는 게 나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몸 상태를 냉정하게 판단해 교체를 요청했다. 오직 팀만 생각했다.

박청효 골키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박청효 골키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최근 3경기 연속 잡았던 출전 기회는 남다른 의미였을 것 같다.

시즌 개막전부터 18라운드까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항상 뒤에서 준비하고 있었다. 우연하지 않게 기회를 한 번 받았다. 서울 원정이었다. 긴장됐다. 걱정도 있었다.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서 첫 경기를 잘 마쳤다. 이후에도 철저한 준비를 이어가면서 좋은 결과를 내기도 했다. 부상으로 경기 중 빠지게 된 게 아쉽긴 하다. 하지만,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이)광연이와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서 다시 출전 기회를 잡도록 노력하겠다.

Q. 시즌 중반 주전 골키퍼가 바뀌는 경우는 드물다. 정경호 감독이 박청효에게 기회를 준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서울 원정 이전까지 리그 3연패 중이었다. 정경호 감독께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셨던 것 같다. 나나 광연이나 자기만의 장점이 있다. 나는 빌드업에 자신 있다. 정경호 감독께서 이 점을 좋게 봐주시지 않았나 싶다. 앞서서도 말했지만, 팀보다 중요한 건 없다. 기회가 주어지든 주어지지 않든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박청효 골키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박청효 골키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김포 FC 시절도 그렇고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는 놓치지 않는 것 같다. 비결이 있나.

내가 어리지 않다(웃음). 베테랑이다. 후보 골키퍼는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언제 기회가 찾아올지 모르는 까닭이다. 나는 팀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매 순간 철저히 준비한다. 항상 팀을 우선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르는 듯하다. 앞으로도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항상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

Q. 앞서서 말한 대로 많은 경기가 남았다. 올 시즌 후반기 어떤 각오로 임할 것인가.

적지 않은 나이다. 선수 생활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축구를 할 수 있는 지금의 하루가 아주 소중하다. 축구화를 신을 수 있는 이 순간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 선수의 목표는 경기에 출전해 팀 승리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

Q.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 자신만의 멘털 관리 비법이 있나.

나도 선수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힘든 게 사실이다. 좌절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다. 묵묵히 옆에서 응원해 주는 아내다. 아내가 매일 “힘내”라고 말해준다. 그 말로 다시 축구화 끈을 조인다. 아내가 있어서 힘든 시간을 버텨내 왔다. 아내에게 ‘항상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박청효 골키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박청효 골키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박청효의 꿈은 무엇인가.

팬들의 가슴 속에 남을 수 있는 선수다. 매 순간 온 힘을 다하다 보면,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남은 축구 인생도 신인의 자세로 임하겠다.

[수원=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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