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조 로봇시장 잡아라" 시총 톱10 모두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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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시장은 글로벌 시가총액 ‘톱10’ 기업이 모두 뛰어든 전쟁터다.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반도체, 제조 기술이 집약된 산업인 만큼 이 시장을 선점한 기업이 미래 산업 패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기존 사업 영역을 넘어 로봇 개발에 뛰어들거나 글로벌 기업 간 동맹을 구축하며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세계 시가총액 1~10위 기업은 모두 로봇 시장에 뛰어들어 두뇌(추론 칩·AI 월드모델·소프트웨어), 신체(부품), 완제품 등 3개 영역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다.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는 추론 칩 분야에, 2위와 4위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월드모델(인간처럼 행동의 인과관계를 예측하는 기술)을 통해 로봇 두뇌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11위), TSMC(7위), SK하이닉스(12위) 등 반도체 기업도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칩 생태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건 완성차업계다. 자동차와 부품 작동 방식이 비슷한 만큼 로봇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뛰어들어야 하는 필수 산업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2월 모건스탠리가 발간한 ‘휴머노이드 100’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10위)를 비롯해 현대자동차그룹, 도요타, 비야디(BYD), 샤오펑, 광저우자동차 등 여섯 곳이 휴머노이드 생산에 나섰다. 테슬라와 현대차그룹은 각각 글로벌 휴머노이드 중 완성도가 가장 높은 옵티머스와 아틀라스를 보유하고 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각각 로봇 스타트업인 피규어AI, 앱트로닉과 손잡고 로봇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대량 생산 능력과 촘촘한 공급망, 제조 현장의 방대한 데이터를 앞세워 하드웨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휴머노이드 시장은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는 2030년 30조8000억원에서 2040년 약 1800조원으로 60배로 커질 전망이다.

시장 선점을 위한 업체 간 합종연횡도 활발해지고 있다. 로봇 제조사는 고성능 칩과 월드모델 생산 역량이 부족하고, 공장이 없는 빅테크는 제조사가 보유한 방대한 현장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과 구글, 엔비디아가 맺은 삼각 동맹이 대표 사례다. 설계, 제조 등 하드웨어 분야는 세계 최고의 생산 역량을 갖춘 현대차그룹이 담당한다. 로봇의 추론과 학습을 책임지는 AI 칩은 엔비디아, 행동에 필요한 월드모델은 구글 딥마인드가 맡는다.

휴머노이드 시장의 절대강자는 중국과 미국이다. 미국은 엔비디아, 구글을 중심으로 한 AI 소프트웨어와 피규어AI, 보스턴다이내믹스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로봇 설계 기술에서 앞선다. 중국은 가격과 양산 능력, 사용 데이터가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5000대 이상을 양산한 유니트리는 보급형 모델 ‘R1’을 대당 590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미래 로봇 시장의 성장세는 생산 현장 투입 여부에 달려 있다. 근로자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정밀한 기술과 생산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의 관절 자유도와 운반 중량을 높이는 게 핵심 과제”라며 “아틀라스가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길성/정상원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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