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분간 휘몰아쳤다… 장엄한 '뱀파이어 서사'[문화대상 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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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리뷰
그룹 엔하이픈 '블러드 사가'
4개 챕터 구성… 팀 세계관 녹여
블록버스터 뮤지컬 보듯 '강렬'
전 세계 21개 도시서 월드투어

  • 등록 2026-05-12 오전 6:00:00

    수정 2026-05-12 오전 6:00:00

[남안우 에이플랜 대표] 장엄하고 역동적인 한 편의 대서사시가 펼쳐졌다. 그룹 엔하이픈이 더욱 진화된 ‘엔진’을 달고 새 월드투어 ‘블러드 사가’(BLOOD SAGA)의 여정을 시작했다. 글로벌 팬덤 ‘엔진’(ENGENE)을 보유한 엔하이픈은 지난 1~3일 사흘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연 월드투어 첫 공연에서 한 차원 높아진 다크 판타지 세계로 팬들을 초대해 성장을 증명했다.

(사진=빌리프랩)

2020년 데뷔한 엔하이픈은 활동 초기부터 뱀파이어 소재의 세계관을 녹인 음악과 퍼포먼스로 독보적인 팀 정체성을 구축했다. 지난 1월 발매한 7번째 미니앨범 ‘더 신 : 배니시’(THE SIN : VANISH)로는 인간과 뱀파이어가 공존하는 세계에서 사랑을 위해 금기를 깨고 도피하는 연인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콘서트는 그 연장선에 있었다. 엔하이픈은 ‘팬들과 영원한 피의 서사를 나누겠다’는 메시지를 유기적으로, 진부하지 않게 공연에 담아냈다. ‘배니시’, ‘하이드 아웃’(HIDE OUT), ‘블러드 사가’, ‘로스트 아일랜드’(LOST ISLAND) 등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된 공연의 서사 구조는 블록버스터 뮤지컬을 보는 듯한 강렬함을 안겨줬다.

탄탄하게 구축해 온 세계관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어둠과 붉은 조명이 교차하는 연출, 긴박하게 몰아치는 밴드 사운드가 시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며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뱀파이어 콘셉트를 중심으로 구성한 무대 디자인과 유기적으로 이어진 세트리스트는 멤버들과 팬들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부각했다.

챕터3에서는 뱀파이어 사회의 질서를 지키는 추격대를 콘셉트로 한 댄서들을 객석에 등장시켜 긴장감을 배가했다. 이 가운데 멤버들은 세계관에 어울리는 스타일링으로 분위기를 한층 배가했다.

엔하이픈은 약 150분간 20여 곡을 부르며 노련한 무대 장악력을 자랑했다. 공연 말미 멤버들은 이동형 무대에 올라 공연장을 돌며 긴 여정 끝에 미지의 섬에 도착한 듯한 해방감과 설렘을 표현했다. 팬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화답했고, 멤버들은 “우리만의 세상을 새롭게 써 내려가자”고 외치며 공연 서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엔하이픈은 내년 3월까지 이어지는 ‘블러드 사가’ 월드투어를 통해 전 세계 21개 도시를 돌며 팬들과 만난다. 오는 7월로 예정된 멕시코시티 공연은 빠르게 티켓이 매진돼 추가 회차를 두 차례 편성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강한 세계관과 서사를 내세우면서도 대중성을 놓치지 않는 균형감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마니아층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이번 월드투어의 의미는 더욱 크다. ‘블러드 사가’ 투어는 엔하이픈이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구축한 존재감과 브랜드 파워를 다시 한 번 입증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긴 시간 공들여 쌓아온 세계관 위에서 엔하이픈의 활동 서사는 이제 또 다른 확장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사진=빌리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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