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韓 날아온 '피노' 현대미술 걸작 60점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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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韓 날아온 '피노' 현대미술 걸작 60점 펼친다

"현대 추상미술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현대미술 컬렉터 프랑수아 피노 소장품이 13년 만에 다시 한국 관람객을 찾아왔다. 이번 전시는 베트남 출신 덴마크 작가, 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가 등 여러 작가들의 비디오, 설치, 조각, 드로잉, 회화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를 전시하면서 피노 컬렉션(소장품)의 본질을 담아냈다.

송은문화재단은 피노 컬렉션과 협력한 전시 '컬렉션 초상화: 피노 컬렉션에서 엄선된 작품들'을 오는 11월 23일까지 서울 청담동 재단 건물의 전시장 송은에서 개최한다. 피노 컬렉션은 2011년 아시아 최초로 송은에서 일부를 공개한 바 있다. 이후 13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60점가량의 현대미술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마를렌 뒤마, 뤽 튀망, 피터 도이그, 플로리안 크레버, 세르 세르파스, 루돌프 스팅겔, 리넷 이아돔-보아케와 같은

작가들의 걸작을 만나볼 수 있다.

피노 컬렉션의 작품이나 작가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수석 큐레이터인 카롤린 부르주아는 "피노는 무명의 신인 작가라도 커리어를 계속 이어갈 사람인지 아닌지 알아챈다"며 "그는 작품을 보면 해당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피노 컬렉션은 작가와 장기적인 동반자 관계를 맺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 작가의 방대한 작품군을 수집해 전체 작품 세계를 탐험할 수 있게 한다. 또 작가의 독특한 정체성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도 베트남 출신의 덴마크 예술가인 얀 보의 작품으로 시작된다. 전시장 입구에 있는 그의 작품은 베트남 전쟁 직후 보트피플 난민의 '이동' 형태를 독창적으로 구상했다.

이어 전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예술가 데이비드 해먼스의 공간으로 펼쳐진다. 그간 아시아에서 소개된 적 없는 해먼스는 주류 미술계로의 편입을 의도적으로 기피하면서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 도발적이고 비판적인 어법을 구사해왔다.

미리암 칸의 '나무 정령(baumwesen)'은 핑크와 레드 색채의 확대된 얼굴을 보여준다. 이 인물이 누구를 위협하고 있는지, 거꾸로 위협을 당하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 1970년대부터 칸은 강렬한 인상을 주는 색채를 사용해 여성과 아이들이 처한 인간의 조건을 폭력적이고 실존주의적인 형태로 드러냈다. 작가는 그림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페미니즘적 신념을 표출한다.

피노는 생로랑의 모기업인 케링그룹의 설립자이자 미술품 경매사 크리스티의 소유주다. 지난 50년 동안 1만점 이상의 미술품을 수집해오고 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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