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만명 코인과세 폐지되나…국민청원 국회 상정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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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 폐지’ 5만명 청원, 재경위 회부 뒤 30일 지나
국회법 따라 조만간 첫 재경위 전체회의 자동상정
한성숙 청문회·재경부 세법개정안 임박, 입장 주목
5만 국민 청원 “성급한 과세, 국민 부담·산업 위축”

  • 등록 2026-06-21 오전 7:48:20

    수정 2026-06-21 오전 7:48:20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여당이 내년 1월부터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기로 한 가운데, 가상자산 과세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이 조만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될 전망이다. 내달 차기 국무총리 임명, 재정경제부의 내년도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과세 폐지 여부를 놓고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어서 향배가 주목된다.

21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재경위)는 원구성이 마무리되는 직후 열리는 첫 재경위 전체회의에 ‘가상자산 과세폐지에 관한 청원’ 안건을 상정하고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재경위 사무처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야 간사 안건 협의를 거쳐 상정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상정 일시 등 의사 일정은 재경위 원구성 이후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구성 직후 열리는 국회 재경위 첫 전체회의에 ‘가상자산 과세폐지에 관한 청원’ 안건을 상정·논의하는 것은 국회법에 따른 조치다. ‘가상자산 과세폐지에 관한 청원’은 지난달 13일 청원이 시작된 지 8일 만인 지난달 21일 목표치(5만명)를 돌파했다.

국회법(제59조의2)에 따르면 국민 청원의 경우 위원회에 회부된 후 30일이 지난 날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재경위에 상정돼야 한다. 재경위 사무처 확인 결과 소관 상임위인 재경위에 회부된 날짜는 지난달 21일이다. 이에 따라 6월21일은 청원이 재경위에 회부된 후 30일이 지난 시점이다. 따라서 국회법에 따라 6월21일 이후 열리는 첫번째 재경위에서 ‘가상자산 과세폐지에 관한 청원’이 조만간 논의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5200만 주권자들의 지혜를 등불 삼아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안건이 상정되면 내년에 시행될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폐지할지 여부를 논의하게 된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해 발생하는 소득이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과세 된다.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 기타소득세(20%)와 지방소득세(2%)를 합산한 총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로 대주주가 아닌 일반 주식 투자자들은 비과세이지만 코인 투자에는 내년부터 이같은 과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과세는 전체 투자자 1326만명(작년 12월 업비트 누적 회원 기준)이 대상이다.

정부·여당은 예정대로 과세하겠다는 입장이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지난달 4일 방송에 출연해 “예정대로 (내년 1월에 가상자산을)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경호 재경부 소득세제과장도 지난달 7일 국회 토론회(주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한국조세정책학회 주최)에서 재경부 입장이라고 전제한 뒤 “내년 1월 예정대로 가상자산 과세를 할 것”이라며 “국세청 고시가 금년 중으로 발효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정열 국세청 개인납세국장도 지난 4월29일 세종시 국세청 본청에서 진행한 ‘5월 종합소득세·지방소득세 신고’ 관련 브리핑에서 가상자산 소득세 신고 관련해 질문을 받자 “내년부터 발생하는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 과세하도록 법이 제정된 만큼 2028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부터 신고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지난 12일 마감된 ‘가상자산 과세폐지에 관한 청원’은 5만8571명의 동의를 얻었다. 앞서 지난달 13일 청원이 시작된 지 8일 만에 목표치(5만명)를 돌파했다. 청원 동의 기간이 6월12일까지였기 때문에 목표치(5만명)를 달성해도 동의수는 마감일까지 증가했다. (사진=국회)

그러나 국민의힘은 과세 폐지를 촉구하고 나서 정부·여당 간 정면 충돌을 예고했다. 송언석 의원은 원내대표를 맡았던 지난 3월19일 가상자산에 대한 소득세 조항(소득세법 제21조제1항제27호)을 삭제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주식엔 사실상 과세하지 않은데 가상자산에만 22% 일괄 과세하는 게 형평성에 맞지 않지 않고, 인프라·준비도 미흡해 과세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두나무(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스트리미(고팍스) 등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무리한 과세가 추진될 경우 가뜩이나 거래량이 작년보다 급감한 가운데 시장이 더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시행 6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는데 시행, 유예, 폐지론이 불거지면서 조세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도 시장에서 제기되는 우려다.

김태림 AXIS Law 대표변호사(한국웹3블록체인협회 사무총장)는 “디지털자산 2단계 법안 등 관련 입법이 정리된 이후 과세 논의가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인데, 지금은 입법은 꼬이고 과세 일정만 남은 상황”이라며 “디지털자산의 법적 성질에 따라 과세 항목과 세율, 사업 구조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기준 정리 없이 무조건 내년부터 과세하겠다는 것은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참조 이데일리 5월11일자 <“내년 코인과세, 기본법 입법과 순서 안 맞아…준비 부족도 우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도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원칙에 공감하면서도 “조세는 단순히 ‘과세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게 과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정하지 않은 과세, 준비되지 않은 과세는 시장을 왜곡하고 납세자의 신뢰를 훼손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앞에서 "(이재명정부) 2년 차에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변화를 빠르고 넓게 확산시켜야 한다"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한 후보자 청문회는 오는 25~26일 열린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에 따라 정부가 1000만명 넘는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과세에 대해 최종적으로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관심사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는 오는 25~26일 인사청문회에서 향후 경제 정책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재경부는 다음 달에 내년도 세법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내년 1월로 예정된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공식적인 최종 입장이 공개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수년 뒤 시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시행 시점과 맞물려 과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현근 인사이트3(INSIGHT3 Inc.) 대표이사는 “‘무엇이 과세 대상이며 어떻게 신고해야 하는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공백”이라며 “조세는 거두는 행정이 아니라 예측 가능하게 부과되는 행정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에서 가상자산을 자본시장 인프라의 일부로 재배치하는 흐름과 세제를 주식과 정합성 있게 맞추는 작업이 따로 굴러갈 이유가 없다”며 ‘금융상품 분류+분리과세 20%+손실 이월공제+디지털자산기본법 시행 시점에 동기화’라는 한 패키지로 가상자산 과세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참조 이데일리 5월3일자 <코인 과세 임박, 1326만명 투자자들 뿔난 진짜 이유>)

5만명 넘는 ‘가상자산 과세폐지에 관한 청원’ 동의를 받은 국회 청원인은 “충분한 제도적 기반과 투자자 보호 장치, 국제적 형평성, 시장 현실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성급한 과세는 국민 부담과 산업 위축만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제는 가상자산 과세의 강행이 아니라, 폐지를 포함한 전면적인 재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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