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이전론에 세종 또 관심
정치인 말 한마디에 집값 부침 되풀이
“불확실한 기대감으로 인한 거품 우려”
세종시를 보는 부동산 업계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정치권 등에서 세종시 국회 이전론이 부상하자 집주인들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집주인들이 또 한 번의 희망고문만 겪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의견도 나온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16일 세종시 보람동 ‘호려울3단지신동아파밀리에’ 전용 84㎡는 7억원에 매매 거래됐다. 2021년 11억5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썼지만 4년 사이 4억원이 넘게 빠진 것이다.
2023년 2월 해당 단지 동일면적은 4억90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최고가 대비 무려 7억원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다른 세종시 아파트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나성동 ‘나릿재3단지제일풍경채위너스카이’ 전용 84㎡도 지난 22일 8억7000만원에 팔리며 지난 2023년 8월(10억5000만원) 신고가와 비교해 2억원 가까이 빠진 수준이다.
실제 KB부동산 주간 아파트 시장 동향 기준 세종시 아파트값은 2023년 11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세종시 부동산 가격 타임라인 V4다만 최근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세종으로 행정수도 변경을 공약으로 내걸며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는 것이다. 지난 21일 국민의힘이 서울 여의도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 이전하겠다는 구상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국회와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 완전 이전을 임기 내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KB부동산 주간 아파트 시장 동향의 이달 14일 기준 세종 아파트 주간 매매 가격은 0.03% 상승하면서 70주 만에 상승 전환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세종시 집주인들 사이에서는 신중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앞서 정치권에서 국회 이전 논의가 진행되자 2021년에도 세종시 공동주택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이 70.68%를 기록했지만 이후 큰 폭의 낙폭을 기록하면서다.
당시 세종시 종촌동 ‘가재마을4단지’ 74.98㎡의 2021년 4억100만원으로, 아름동 ‘범지기10단지’ 84.98㎡는 공시가격이 4억4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5.6%, 92.3% 상승했다. 현재 해당 단지들의 동일면적은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 각각 4억원(23일), 4억5000만원(11일)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최근 세종시 집값 상승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가격 결정 원리가 아니다”며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바탕으로 인한 불확실한 기대감으로 과도한 상승 거품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선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부동산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단기간 시세 차익을 노리고 부화뇌동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