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한 군부대에서 간부로부터 강압적인 팔굽혀펴기를 당한 병사의 근육이 심각하게 손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연합뉴스는 철원군 15사단에서 복무 중인 A 상병에게 지난 3월 9일 가혹행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 상병은 이날 오후 4시께 체력단련 시간에 '뜀걸음과 팔굽혀펴기 100회를 달성한 뒤 자유롭게 체육활동을 하라'는 중대장 지시에 따라 동기와 함께 팔굽혀펴기하고자 체력단련실로 이동했다.
A 상병이 15회를 했을 때쯤 체력단련실로 들어온 B 중사와 눈이 마주쳤고, B 중사가 "그렇게 깔짝이지 말고 내려가라"면서 A 상병의 등을 강하게 내리누르면서 '강제 팔굽혀펴기'가 시작됐다.
B 중사는 A 상병의 등 위에서 활동복 상의를 움켜잡고는 들어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했다.
극심한 신체적 한계를 느낀 A 상병이 "너무 힘듭니다. 간부님",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며 세 차례나 중단을 요청했지만, 팔굽혀펴기는 중단되지 않았고 A 상병은 가까스로 50회를 채웠다.
하지만 이후에도 강제 팔굽혀펴기가 다시 시작됐고 "힘들어서 못 할 것 같습니다"라는 호소는 재차 묵살됐다. 결국 100회에 가까운 팔굽혀펴기를 이어가다 A 상병의 호흡이 급격히 거칠어지는 상태에 이르러서야 B 중사는 강제 팔굽혀펴기를 멈췄다.
강압적인 팔굽혀펴기를 겪은 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A 상병은 이튿날 양팔에 심한 통증을 느꼈고, 그다음 날에는 두 팔을 들어 올릴 수조차 없었다.
A 상병은 11일 오후 1시 소대장에게 보고한 뒤 의무대를 찾았다. 그날 아침부터 소변을 보지 못했던 A 상병이 링거를 맞고 본 소변의 색깔은 '콜라색'이었다.
곧장 국군포천병원으로 후송돼 진행한 혈액검사 결과 근육효소(CK·크레아틴키나아제) 수치는 4만에 달했다. 정상 수치인 50∼200의 수백 배에 달할 정도로 근육이 녹아버린 것이다.
A 상병 가족의 요구로 13일 민간 대학병원으로 옮겨 검사한 결과 근육효소 수치는 7만7380까지 치솟았다.
근육 속 단백질인 미오글로빈이 혈액으로 방출되면서 간 수치도 덩달아 상승했고, 신부전증과 부정맥까지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다.
중증 횡문근융해증 진단을 받은 A 상병은 2주간 입원 치료를 한 뒤 증세가 호전되어 퇴원했지만,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무리한 근력운동을 하면 안 되고, 후유증 발생 우려로 인해 신장 기능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상황에서 퇴원 이후에도 콜라색 소변이 나올 때가 있어 병원 내원을 반복하는 등 치료 지속하고 있다.
가해자로부터 사과는커녕 부대 내 지휘관들로부터도 책임 있는 사과를 받지 못한 A 상병 측은 B 중사를 직권남용 가혹행위죄와 폭행죄로 군사경찰에 고소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15사단 관계자는 "현재 군 수사기관에서 관련 사안을 수사 중이며, 확인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법규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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