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등록번호 가운데 ‘1004’ ‘9999’처럼 인기 있는 이른바 ‘황금번호’ 350건을 빼돌려 등록 대행업체에 넘긴 구청 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17일 광주 서구청에 따르면 구는 자체 감사를 통해 차량 신규·이전 등록과 변경 업무를 맡은 교통행정과 전현직 직원들이 자동차관리 정보 시스템을 임의로 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등록 대행업체로부터 황금번호를 확보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번호를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황금번호는 숫자가 반복되거나 의미를 부여하기 쉬워 차주들이 선호하는 번호를 의미한다.
자동차 등록번호는 무작위로 뽑은 10개 가운데 차주가 1개를 골라 등록하는 방식이다. 직원들은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반 민원인 차량에 황금번호를 임의로 등록한 뒤 곧바로 취소하거나 다시 등록하는 방식으로 번호를 확보해 업체에 넘겼다. 빼돌린 번호는 주로 수입차나 국산 고급차에 배정됐다. 이런 일은 업무 담당자끼리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관행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뤄졌고, 그 규모가 350건에 달했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번호 등록 업무를 담당자가 직권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서장과 팀장은 번호 배정 내역을 보고받지 않아 빼돌려지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적발된 직원 일부는 번호를 넘긴 대가로 업체에서 저녁 식사 등을 접대받았다. 이들은 감사에서 “위법인 줄 몰랐다” “정상적인 처리 절차로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구청은 직원 6명에 대해 중징계 3명, 경징계 3명 의결을 요구했다. 나머지 4명에게는 주의와 훈계 등의 처분을 내렸다. 이르면 이번주 자동차관리법 위반과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광주 서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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