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적금 만기되자…"바로 갈아탔어요"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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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연금저축 가입자 보니
30대 비중 24.4%로 50대 넘어
최대 148만원 稅공제 혜택 영향
IRP, 절세계좌 역할도 톡톡
일반 주식계좌, 수익에 稅 물지만
IRP로 투자땐 과세 시점 미뤄줘
ETF 매매수수료 무료도 장점하 강력한 稅혜택 주자 … 2030, 연금투자 열풍

1993년생 직장인 홍모 대리는 최근 만기가 돌아온 적금 1000만원을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 나눠 입금했다. 연금저축과 IRP에 돈을 넣으면 최대 148만5000원을 연말정산에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정보를 알고 나서다. 홍 대리는 “국민연금만으로 노후를 대비할 수 없다는 불안이 크다”며 “결혼 자금으로 빼놓은 목돈을 제외하고는 매년 최대한 세액공제 한도에 맞춰 연금계좌에 적립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30대 연금저축 가입자 ‘폭풍성장’

노후 대비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2030세대가 연금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삼성증권에 의뢰해 이 회사 연금저축 가입자의 연령별 비중을 분석한 결과 30대는 24.4%였다. 재테크 시장 주요 관심층인 40대(24.7%), 50대(23.1%)와 큰 차이가 없었다. 20대 가입자 비중은 16.5%였다. 30대 연금저축 가입자 증가율은 전년 대비 21.8%로, 40대(14.2%)와 50대(18.2%)를 웃돌았다.

청년 세대가 스스로 연금을 관리하기 시작한 건 강력한 세제 혜택 때문이다. 정부는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연 900만원 한도 내에서 세액공제를 해준다. 근로소득이 연 5500만원 이하면 납입금액의 16.5%를, 그보다 많으면 13.2%를 납입금액에 곱한 다음 해당 금액을 연말정산 때 돌려준다.

매년 세액공제 한도를 최대로 채운다고 가정하면 근로소득이 연 5500만원 이하인 경우 148만5000원, 연 5500만원을 초과하면 118만8000원을 돌려받는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자산 규모가 큰 고액 자산가보다는 자산 형성을 시작하는 젊은 세대에게 세액공제 혜택이 훨씬 매력적”이라며 “연금저축과 IRP가 젊은 세대에게 노후를 대비하는 종잣돈의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연금계좌 장점 ‘세전 복리효과’

연금저축과 IRP 계좌에서는 수익을 실현하더라도 바로 과세하지 않는다. 55세 이후 연금으로 자금을 수령하는 시점에 3.3~5.5%를 연금소득세로 낸다. 일반 계좌에서는 손실에 상관없이 이익이 나면 과세하지만, 연금계좌에서는 손실을 반영한 순이익에 세금을 매긴다.

지난해 매달 초 100만원을 나스닥100지수를 따라가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다고 가정해보자. 일반 주식 계좌에서 거래했다면 305만원의 수익에 세금으로 대략 50만원을 내야 한다. 반면 연금저축이나 IRP에서 투자했다면 세금을 내는 대신 이 돈을 다른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50만원을 어떻게 굴리느냐에 따라 추가 수익이 생기는 구조다. IRP에서는 ETF 매매수수료가 무료인 점도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성진향 미래에셋증권 세무사는 “과세 시점이 늦춰지는 만큼 세전으로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게 연금계좌의 큰 장점”이라며 “세액공제 한도인 900만원을 초과해 1년에 최대 18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IRP와 연금저축에 한번 돈을 넣으면 적어도 55세까지 자금이 묶인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연금저축은 세제 혜택을 받지 않은 추가납입분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출금할 수 있지만, IRP는 일부 인출이 불가능해 계좌 전체를 해지해야 한다.

연금 전문가들은 세제 혜택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 호주 등에 비해 국내 사적연금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납입한도가 낮은 편”이라며 “공적연금에 의한 소득대체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사적연금이 역할을 하려면 세제 혜택이 가장 중요한 지원책”이라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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